자동차 연료 수요 감소로 판매 부진에 시달려온 액화석유가스(LPG) 업계가 선박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PG협회와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달 LPG를 연료로 하는 페리선(화물과 여객 등을 적재한 차량을 싣고 운항하는 배) 선급 안전성 검토를 마쳤다.

신규 선박 개발 과정은 연구개발과 설계, 선급 안전성 검토, 건조 계약 순으로 이뤄진다. LPG협회와 GE는 연말까지 선박 제작 기준을 마련한 뒤 건조 계약 등을 거쳐 2019년부터 LPG 선박 운항에 들어갈 계획이다.

LPG 선박은 벙커C유를 원료로 쓰는 기존 선박보다 황산화물은 90~97%, 질소산화물은 15~20% 적게 배출한다. 국제해사기구가 2020년부터 국제해역에서 선박 배출가스의 황 함유량을 ‘3.5% 이내’에서 ‘0.5% 이내’로 대폭 제한하기로 한 만큼 배출가스가 적은 LPG 선박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PG는 연료 특성상 액화천연가스(LNG)보다 운송, 보관이 용이하고 발열량은 두세 배 높아 경제성 면에서도 LNG 선박보다 한 발 앞선다는 게 LPG 업계의 설명이다. 평균 선박 건조 가격도 LPG가 6000만달러로 8000만달러 수준인 LNG 선박보다 저렴하다.

해양 환경기준이 엄격한 덴마크에서는 이미 LPG 선박 8척이 운항 중이고, 일본 최대 LPG 공급업체인 아스토모스도 2020년까지 LPG를 연료로 하는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개발에 나서는 등 LPG 선박 도입은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LPG업계가 선박 개발 등 새 수요처 발굴에 적극 나서는 것은 LPG차량 판매 감소로 수송용 LPG 판매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수송용 LPG 판매량은 2009년 450만t으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감소해 작년엔 351만5000t까지 줄었다. LPG 업계 관계자는 “국제적인 선박 배출가스 규제로 LPG 추진 선박은 매년 2%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