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 '8년 만의 가격 인상'이 불씨
점주에 광고비 떠넘기기·불매운동…각종 이슈로 번지며 연일 '시끌시끌'
공정위 "가격담합·갑질 조사하겠다"

프랜차이즈 후진적 관행이 더 문제
생계형 창업으로 자수성가한 대표들, 소비자·가맹점주와 제대로 소통 못해
중간상만 이익 챙기는 구조 개선돼야
BBQ는 지난달 1일 주요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메뉴별로 900원에서 2000원까지 올렸다. 8년 만의 가격 인상이었다. BBQ 측은 “물류비, 인건비, 임차료가 다 올라 4~5년 전부터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많았다”고 했다. 교촌치킨도 이달 말부터 가격을 7~8% 올리기로 했다. BBQ가 치킨값을 올린 지 45일이 지났다. 하지만 여론은 차갑다. 명분 없는 가격 인상이라는 지적에서 시작해 광고비를 가맹점들에 넘긴다는 이슈로 번지며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의 ‘갑질’과 담합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불매 운동도 확산하고 있다. 8년 만에 치킨값 한 번 올린 것뿐인데, 왜 이렇게 시끄러운지 분석해 봤다.
다 오르는데…치킨값 인상, 왜 유독 시끄러울까

혼란스러운 가격 인상

BBQ의 가격 인상 방침은 지난 3월 초 알려졌다. 약 1주일 뒤 농림축산식품부가 나섰다. 공정위와 국세청 등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BBQ를 압박했다. 다음날 BBQ는 “가격 인상 계획은 애초에 없었다”고 뒤로 물러섰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4월25일 BBQ는 “가맹점주를 위해 9~10% 가격 인상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10개 품목에 대해 최대 2000원 올린다는 내용이었다. 5월1일자로 10개 품목 가격을 올렸다. BBQ는 이어 지난 5일 가격을 한 차례 더 올렸다. 소비자들은 “한 달 만에 또 인상한 BBQ”라고 비판했다. 뒤늦게 BBQ는 “1차 인상 때 포함되지 않은 20개 품목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오해를 풀기에는 이미 늦은 시점이었다.

가맹점주에 부담만 가중

다 오르는데…치킨값 인상, 왜 유독 시끄러울까

비슷한 때 광고비 떠넘기기 논란도 불거졌다. BBQ는 올해 가격을 인상하면서 한 마리를 팔 때 점주들로부터 분담금 500원에 부가세를 포함해 550원씩을 광고비 명목으로 떼기로 했다. 가맹점에는 새로운 부담이다. 이렇게 되면 본사는 월 7억~8억원, 연 120억원에 가까운 이익이 생긴다. BBQ의 연간 광고비는 130억원 정도. 그동안 본사가 모두 부담했다. 점주들은 특별 이벤트 등에만 일부 부담금을 냈을 뿐 광고비를 낸 적은 없었다.

가격 인상 이유로 “인건비와 임차료 상승 등으로 가맹점주들이 힘들어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한 설명은 명분을 잃었다. 한 가맹점주는 “가격 인상을 논의할 때 점주들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해서 동의했는데 갑자기 광고비 명목으로 마리당 550원씩을 가져간다는 공문이 나와 일부 점주 사이에 불만이 터져나왔다”고 말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공정위는 BBQ를 프랜차이즈 갑질의 대표적 사례로 보고 조사에 들어갔다. BBQ 측은 “기존 광고비를 점주들의 돈으로 메우는 게 아니라 추가 광고 비용을 책정한 것”이라며 “가격 인상으로 인한 매출 하락에 대비해 기존 광고비(130억원)는 본사가 집행하고 가맹점주들이 연 100억원을 모으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치킨 2만원’이 핵심 아니다

이런 논란에 대해 전문가들은 치킨업계에 체계화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전국의 치킨 가맹점은 약 2만5000개, 브랜드만 300개가 넘는다. ‘치느님, 치킨공화국, 국민간식’이라는 별명처럼 치킨이 상징하는 건 닭고기 그 이상이다. BBQ는 그중에서도 치킨을 프랜차이즈의 대표 업종으로 성공시킨 간판 회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 이후 급격히 몸집이 커진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이들이 기업으로서 갖는 상징성, 사회적인 의미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생계형 창업으로 자수성가한 대표들이 많고, 이들은 이익 창출과 마케팅 경쟁 외에 소비자 또는 가맹점주와의 소통에는 매우 서툴다”고 지적했다.

현실적으로 치킨 가격을 낮추려면 ‘생산농가-대형 도계업체-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으로 이어지는 사업 생태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금은 양계농가에서 닭을 공급받아 1차 가공하는 중간 도계업체가 이익 대부분을 챙기는 구조다. 《대한민국 치킨전》을 쓴 전문가인 정은정 씨는 “치킨값이 오르는 걸 막는다고 프랜차이즈 시스템의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며 “사육 농가와 가맹점주는 소외되고 중간 업체들만 이익을 챙기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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