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첫 국세청장 후보자가 발표된 지 하루가 지난 12일, 후보자로 지명된 한승희 서울지방국세청장(이하 한 후보자)은 평소와 다름없이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서울국세청사에 일찌감치 출근해 '국선도'로 하루를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중부국세청 징세법무국장 재직시절이었던 지난 2011년 중부국세청 국선도 동호회장으로도 활동하는 등 '국선도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는 한 후보자는 매일 오전 7시 서울국세청사 지하 체력단련실에서 국선도로 몸과 마음을 수련한 뒤 업무를 시작한다.


국세청장 후보자로 지명된 직후 다소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한 후보자는 자신의 일상을 있는 그대로 반복했다.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그 일상의 시작을 수송동 서울국세청사가 아닌 세종시 나성동 국세청사에서 반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출신 국세청장들의 공통분모 '본청 조사국장'"



사실 한 후보자의 세종시 입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국세청사가 세종시로 이전할 당시인 지난 2014년 12월 국세청 조사국장으로 재직하면서 세종시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서울지방국세청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무려 2년4개월(2014년 8월~2015년 12월) 동안 국세청 최고의 요직으로 불리는 본청 조사국장 자리에 앉아 있었다.


1년 또는 1년6개월 주기로 전보인사를 단행하는 국세청 인사관례에 비춰볼 때 결코 흔치 않은 케이스. 한 후보자의 국세청장 후보자 지명을 통해 '국세청장이 되려면 본청 조사국장부터 경험해야 한다'는 국세청 안팎에 떠도는 속설이 재차 증명됐다.


지난 2000년 이후 탄생한 국세청장들의 이력을 살펴보면 대부분 본청 조사국장 재직 경력을 가지고 있다. 13대 손영래 청장부터 21대 임환수 현 청장까지 총 7명(외부인사인 이용섭·백용호 청장 제외)의 국세청장 중 이주성 청장과 김덕중 청장을 제외한 5명 전원이 본청 조사국장을 지냈다.


말 그대로 국세청장 배출의 '산실'인 셈이다.


실제로 한 후보자가 음으로 양으로 거론됐던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국세청장 후보로 지명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오랜 조사국장 경험이 큰 원동력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 역시 지난 11일 인사 발표 브리핑을 통해 한 후보자를 "조세행정 분야의 국제적 안목까지 겸비한 대표적인 '조사통'"이라고 소개하며 조사 분야에 중점을 둔 인사라는 뜻을 직간접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한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해 국세청장이 된다면 국세청은 임환수 현 국세청장에 이어 또 한명의 '조사통 수장'을 맞이하게 된다.


물론 조사국장을 경험했다고 모두 국세청장 위치에 오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때'를 잘 만나야 되는데, 그 '때'를 만나지 못해 1급 승진마저 좌절된 채 퇴직한 경우도 존재한다.


조세일보 / 이현재 기자 rozzhj@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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