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로 완치되는 2형 당뇨병···한국인 맞춤 수술법으로 완치율 높이고 부작용 줄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0년 202만명이던 당뇨병 환자 수는 2015년 252만명으로 환자 수가 2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는 320만명, 고위험군 환자는 660만명으로 당뇨병 인구 1000만시대에 접어들었다. 게다가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각종 합병증이 발병하면서 사망에 이르는 환자는 연간 1만명으로 OECD 국가 중 7위에 해당한다.

흔히 당뇨병은 한 번 발병하면 평생 약을 먹고 꾸준한 식단과 체중 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유전적 요소, 비만, 환경적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제2형 당뇨병은 비만에 의한 합병증까지 발병하기 쉬워 약 복용과 함께 생활 습관도 바꿔야 한다.

하지만 이제 평생 불치병으로 여겨지던 당뇨병도 수술로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당뇨 대사수술은 1950년대부터 미국을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나, 위 절제와 위-공장 문합술(음식물이 십이지장을 우회하도록 연결)을 실시한 경우에서 기존의 당뇨가 개선되었다는 보고까지 포함한다면 1900년 대 초반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대사 수술에서 기인한 당뇨 수술의 원리에 대해 이해하려면 먼저 당뇨병이 생긴 원인에 대한 이해가 이루어져야 한다. 음식 섭취를 하게 되면 소장에서 ‘인크레틴’이라는 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은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고 인슐린 작용을 억제하는 글루카곤을 억제한다.

그러나 당뇨병은 췌장의 기능을 넘어서는 음식물 섭취로 췌장 기능의 과부하 상태가 지속되면서 인크레틴 체계가 무너진 상태를 말하는 것으로, 하부 소장에서 분비되는 인크레틴(GLP-1)은 기능이 유지되지만 상부 소장의 인크레틴(GIP)이 반대로 글루카곤 분비를 촉진하며 혈액에 당이 쌓이게 된다. 따라서 수술을 통해 십이지장을 우회하여 곧바로 하부 소장(공장)으로 음식물이 들어가도록 구조를 변경하면 당뇨병은 관해(완치의 의미)될 수 있다.

실제로 이 당뇨대사수술을 받은 환자 중 90% 정도가 수술 후 완전히 약을 끊고도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완치가 되지 않는 환자의 경우에도 당화혈색소 7.2이하로 『조절이 잘 되는』 당뇨상태로 유지되는 것을 확인했다. 이 때문에 2009년부터 국제 당뇨병 기구에서는 당뇨-대사수술을 당뇨의 공식적인 치료법으로 지정, 권고하고 있으며 활발한 수술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위 절제 수술에 대한 반감이 널리 퍼져 있고, 영양결핍의 후유증 때문에 수술이 잘 시행되지 않았다.

전문병원 중 당뇨수술센터를 국내에 처음 구현한 민병원 비만대사수술센터 김종민, 강길호 원장팀은 “기존 수술법(예, 루와이 위우회술)은 당뇨 완화 효과와 더불어 영양결핍, 빈혈, 탈모, 지방변 등의 부작용을 떠안아야 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위를 최대한 보존하여 영양결핍 없이 음식을 마음껏 먹고도 당뇨를 완치할 수 있는 수술법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졌고 수술 합병증 위험을 1~2%까지 줄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초고도비만 당뇨병 환자가 많은 서양과 다르게 마른 당뇨 환자가 많은 국내 당뇨 환자의 경우 위의 잘록한 주머니 부분(위 소매)을 잘라 위 부피를 80~100cc로 줄이는 ‘위소매절제술’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다. 최근 대만, 일본, 중국, 인도 등의 아시아권에서도 기존 방식의 수술보다 “위소매절제술을 포함한 우회술”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한국에서의 당뇨대사수술은 안전성을 검증받아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 대만, 일본에 이어 내년부터 수술에 건강보험까지 적용될 예정이다.

김종민 원장은 “수술 전 철저한 당뇨 상태 평가, 수술 방법 결정을 위한 검사가 이루어져야만이 부작용 없이 당뇨 완치라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며 “몇십 년 동안 당뇨를 앓아 온 환자들도 수술과 함께 꾸준한 운동, 식이 관리로 완치에 이르고 있는 만큼 이제 당뇨도 불치병이라는 인식이 바뀌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