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규 인터파크 사장 "온라인몰 '배송 경쟁시대' 끝나…이젠 물건 잘 골라주는게 핵심"
이상규 인터파크 사장(사진)은 “더 빨리 상품을 갖다 주는 게 경쟁력인 시절은 지났다”고 말했다. 그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온라인 쇼핑몰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어 자체 배송망을 갖추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국내 온라인 쇼핑몰 ‘원조’ 인터파크의 창립 멤버다. 2011년 인터파크의 자회사 아이마켓코리아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가 지난 3월 6년 만에 인터파크 대표로 복귀했다. 그는 인터파크의 옛 ‘명성’을 되찾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온라인 쇼핑몰 시장의 ‘배송 전쟁’에 회의적 시각을 보였다. “인터파크가 온라인 쇼핑몰을 국내에 처음 연 20여 년 전만 해도 상자 하나 보내주는 데 최소 사나흘씩 걸렸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택배회사에 맡겨도 반나절, 하루면 되는데 여기서 1~2시간 더 빨리 보내주는 게 얼마나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그는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배송에 돈을 쏟아붓느니 ‘다른 분야’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상규 인터파크 사장 "온라인몰 '배송 경쟁시대' 끝나…이젠 물건 잘 골라주는게 핵심"
그가 제시한 인터파크 쇼핑몰의 향후 차별화 포인트는 △소비자를 대신해 잘 골라주고 △공감을 이끌어내고 △특수한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다. 이 사장은 “인터파크 쇼핑몰만 해도 하루에 약 2500만 개 상품이 올라온다”며 “이 가운데 뭘 사야 할지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게 온라인 쇼핑몰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터파크가 작년 ‘톡집사’라는 서비스를 내놓은 것도 상품을 잘 골라주기 위한 방안 중 하나다. 톡집사는 인공지능(AI) 기반 채팅창이다. ‘4인 가족이 쓸 냉장고를 보여줘’라고 쓰면 AI가 가장 적합한 상품을 나열한다. AI가 처리하지 못하는 것은 상담원이 중간에 개입해 상담해준다.

여기에 소비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감성’까지 넣었다는 게 이 사장의 설명이다. 소비자가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하면 할인 쿠폰을 제시한다. 가격 할인율은 네이버 최저가 검색을 통해 결정된다. 다른 쇼핑몰에서 더 싸게 판매 중인 상품이 있다면 그 차액만큼을 할인 쿠폰으로 준다. 이 사장은 “에누리를 해주면 소비자는 더 감동한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 장난감 등의 분야를 전문몰 형태로 특화해 운영하는 것도 차별화 전략이다. 인터파크는 반려동물 전문몰 ‘펫’, 완구 전문몰 ‘아이토이즈’ 등을 별도로 운영 중이다.

이 사장은 “인터파크의 강점인 공연 티켓 서비스, 여행 서비스 등과 연계해 다양한 전문몰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