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의 카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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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IQ높이기 시리즈 – 가상화폐 투자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튤립의 투기 수요가 엄청나게 증가하면서 튤립 가격이 1개월 사이에 50배나 뛰었다. 당시 네덜란드는 작물산업의 호황과 동인도회사 등에 기초한 풍부한 재정에 힘입어 유럽에서 가장 높은 국민소득을 기록 했고, 이로 인해 개인의 과시욕이 상승하면서 튤립에 대한 투기가 이루어 진 것이다. 그러나 높은 가격은 형성되어 있지만 실제 거래는 없다는 인식이 증가하였고, 법원에서 튤립의 재산적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튤립에 낀 가격 거품은 순식간에 꺼졌다. 튤립의 가격이 고점대비 수천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것이다. 역사상 최초의 자본주의적 투기라 전해지는 ‘튤립버블’ 사건이다.

최근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강타하며 튤립버블 사건과 비교되는 이야기가 있었으니 바로 가상화폐 투자에 대한 이야기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넴, 라이트코인… 딱 봐도 생소한 이 단어들이 요즘 한창 이슈인 ‘가상화폐’의 이름들이다. 가상화폐는 암호화 된 기법을 바탕으로 사이버 상에서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으로, 은행 등을 거치지 않고 컴퓨터 네트워크를 통한 거래가 가능 한 기존 화폐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 받고 있다. 단기간에 몇 배씩 이익을 봤다는 투자 후기는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처음 가상화폐가 등장 했을 때는 그 안전성에 대한 불신 때문에 널리 통용되지 못했다. 그러나 기존의 정부가 발행하는 화폐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암호화 된 코드로 추적이 불가능한 성질 탓에 해커를 비롯하여 마약거래 등 불법적인 거래에서는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었다. 얼마 전 정부차원에서 대응 할 정도로 악명 높았던 랜섬웨어 워너크라이(WannaCry)의 경우 사용자의 컴퓨터 시스템을 잠그거나 데이터를 암호화 해 사용하지 못하게 한 후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비트코인을 요구한 것이 그 예다.

우리 실 생활에 통용되기 시작한 것은 안전성이 입증되면서부터 차츰 각종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사용이 가능해졌는데, 드물게도 카페나 쇼핑몰 등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하거나 비트코인 거래기계를 설치하는 경우가 있었다. 지난 4월 일본에서는 정식화폐로 인정받는 등 화폐로써 꾸준히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를 계기로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최근 거래량이 급격히 증가 해 국내 거래소는 수시로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을 정도. 이런 상황에서 가상화폐는 급격한 가격 등락을 보이고 있다. 2013년 초 11달러였던 비트코인은 2013년 말에 무려 1,200달러로 가격이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가격변동폭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고 묻지마 투자를 하려는 사람도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상화폐는 기반가치나 특별히 연동되는 경제요소가 없기 때문에 가격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적정가라는 것이 없고, 가격 변동에도 제한이 없어 내일 당장이라도 폭등하거나 폭락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365일 24시간 거래소 폐장이 없고 이를 규제할 만한 관련 법규 또한 없기 때문에 투자라기 보다는 도박처럼 거래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 들어 가상화폐의 다이나믹한 가격 변동으로 인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천국과 지옥을 경험했는데, 올 초에 1만원이던 이더리움 화폐가 5월 25일 30만원을 돌파한 후 38만원으로 정점을 찍었으나 바로 그 다음날인 26일 16만원으로 폭락했고 29일에는 다시 23만 9천원이 되었을 정도로 가격 변동 폭이 크고 예측이 어려워 가벼운 마음으로 뛰어들었다가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는 구조인 것이다. 현재 가상화폐 거래의 도박적 성격에 평소의 재테크 패턴을 깨버리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이유이다.

재테크의 기본은 가진 자본과 경제생활 패턴을 흑자구조로 시스템화하여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에 뛰어들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물론, 멀지 않은 미래에 가상화폐가 실물경제 안에 제대로 정착한다면 가격이 안정화 될 것이고 관련한 법규 등의 틀이 마련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언젠가 자산 포트폴리오에 추천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겠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충동적인 투자는 금물이다. 가상화폐와 관련되어 전해져 오는 소식들은 ‘감당할 만큼만 건전하게 투자하자’는 투자의 기준을 다시금 일깨워 준다.

최근 금융시장 이슈로 떠오른 가상화폐. 과연 17세기 튤립버블을 재연하게 될 것인가, 아니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대세로 떠오르게 될 것인가? 이리저리 휩쓸리다 투자가 아닌 도박으로 패가망신 하지 않으려면 새로운 경제현상을 맞이하기에 앞서 신중하게 대비해야 할 때이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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