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맏형' 종가집 추격하는 비비고
포장김치 시장에서 CJ제일제당이 무서운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시장의 맏형 격인 대상 종가집과의 격차는 크게 줄었다.

종가집 김치는 2000년 초반부터 10년 넘게 60%대 점유율을 기록하며 독보적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대상 종가집 김치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50%대로 떨어졌고, 올 들어 40%대 중반에 머무르고 있다. 종가집이 밀리는 새 이 시장을 차지한 것은 CJ제일제당으로 점유율을 30%까지 끌어올렸다.

CJ제일제당은 2007년 ‘하선정 종합식품’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김치 사업을 시작했다. 가정용 젓갈과 액젓류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있던 하선정 김치의 노하우를 그대로 가져왔다. 그러나 2015년까지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점유율 10%대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해 6월 CJ제일제당은 프리미엄 김치 브랜드 ‘비비고 김치’(사진)를 새로 내놓으며 시장을 흔들기 시작했다. 고급 재료를 사용해 제대로 담근 한식 김치라는 것을 내세웠다. 원료와 용기, 발효 기술 등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했다. 비비고 만두가 성공해 ‘비비고’라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진 덕도 봤다. 작년 점유율 20%를 돌파했고, 지난 3월 기준으로 30%대에 올라서며 종가집을 위협하고 있다.

현재 비비고 김치는 포기김치, 썰은김치, 총각김치 등 총 12종, 하선정 김치는 2종이 나와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자연건조 과정을 거친 100% 천일염, 최상급 고춧가루, 6가지 명품 액젓 등을 넣어 맛을 차별화했고, 포장 용기도 자체 개발한 필터와 밸브를 사용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대상은 앞으로 어린이용 김치, 1인 가구를 겨냥한 ‘썰어넣은 포기김치’ 등 소비층을 더 세분화해 이에 맞는 다양한 제품으로 점유율을 회복하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김치를 직접 담그는 가정이 점점 줄면서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2014년 1325억원에서 지난해 1689억원으로 커졌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