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A 기준 총 997건 세계 1위 등극
ICCA 기준은 여전히 10위권 밖
통계는 통계일 뿐 확대 해석 말아야
한국이 UIA(국제협회연합)가 전세계 158개국을 대상으로 집계한 2016년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서 사상 첫 세계 1위(997건)에 올랐다. 지난 2006년(185건·16위) 이후 매년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온 한국은 불과 5∼6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넘사벽’같은 존재였던 미국 싱가포르 벨기에를 앞질렀다. 또 한때 아시아 최고를 자랑하던 일본과의 격차를 두 배 가까이 벌리며 지난해에 이어 부동의 아시아 1위를 고수했다.

하지만 참가자 수 등 규모보다 행사의 '지속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ICCA(국제컨벤션협회)가 집계한 순위에선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10위권 밖에 머물렀다. 오히려 ICCA 결과만 놓고 보면 각종 국제회의 유치전에서 치열한 경쟁관계에 있는 중국 일본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반된 양상이 나타났다. 최근 2~3년 전부터 질적 성장에 주목해 온 한국의 국제회의 등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산업이 아직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시기상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국제회의 개최 순위 세계 1위 K-마이스… 기준 달리하면 13위

UIA기준 997건… 사상 첫 1위
UIA는 벨기에 브뤼셀에 본부를 둔 비정부·비영리 국제기구로 전세계 6만6000여개의 국제 협회와 단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매년 국가·도시별 국제회의 개최 순위를 발표하는 UIA는 국제회의를 A~C까지 3개 등급으로 구분하고 있다. A등급은 국제기구나 협회가 주최 혹은 후원하는 참가자 50명 이상의 회의가 포함된다. 국제기구의 국내 지부 또는 단체가 여는 5개국 이상이 참여하는 회의 중 참가자가 300명 이상, 해외 참가자 비중이 40% 이상, 기간이 3일 이상인 회의는 B등급이며 참가자 250명 이상, 해외 참가자 비중 40% 이상, 기간이 2일 이상인 회의는 C등급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UIA 기준 국제회의는 총 1만1000건이 열려 전년 대비 1350건(11%)이 줄었다. 각종 테러위협과 지카바이러스 등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국제회의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한국은 전반적인 이같은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총 997건의 국제회의를 열어 사상 첫 세계 1위에 이름을 올렸다. 891건으로 미국(930건)에 이어 세계 2위, 아시아 1위에 오른 2015년 대비 점유율은 2% 상승한 9.5%에 달했다. 벨기에가 953건(2015년 737건·3위)으로 2위를 차지했고, 싱가포르(736건·4위)가 그 뒤를 이었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 연속 1위에 올랐던 미국은 702건으로 3계단 하락한 4위에 머물렀다. 일본은 523건으로 프랑스와 함께 공동 5위를 차지했다.

전세계 1157개 도시를 대상으로 한 도시별 순위에선 서울이 지난해에 이어 세계 3위(526건), 아시아 2위를 유지했다. 서울은 지난해 494건으로 사상 첫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2위였던 벨기에 브뤼셀(906건)이 싱가포르(888건·2위)를 제치고 가장 많은 국제회의를 개최한 도시에 등극했고, 프랑스 파리(342건·4위)와 오스트리아 비엔나(304건·5위) 일본 도쿄(225건·6위) 태국 방콕(211건·7위) 등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국내 도시들 가운데 부산은 152건으로 14위, 제주는 116건으로 17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9건으로 50위권 밖에 있던 인천은 지난해 53건으로 30위를 차지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국제회의 개최 순위 세계 1위 K-마이스… 기준 달리하면 13위

ICCA기준… 한국 13위, 서울 10위
한편 한국은 UIA에 앞서 지난달 초 ICCA가 발표한 국제회의 개최 순위에선 267건으로 13위에 머물렀다. 1963년 설립된 ICCA는 전세계 100개국에 1000여 개의 컨벤션 기업과 협회 등이 가입돼 있는 국제협회다. 현재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본부 외에 미국 우루과이 말레이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아랍에미리트 등에 대륙별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ICCA 기준 국제회의는 참가자 50명 이상인 행사 가운데 3개국 이상을 돌아가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행사가 해당된다. UIA가 주로 정부와 국제기구가 여는 행사를 대상으로 한다면 ICCA는 비정부기구나 민간협회가 여는 회의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ICCA는 UIA와 달리 단발성 행사나 개최지가 한 곳으로 고정된 행사를 집계에서 제외하고 있다. UIA가 행사 규모를 비중있게 본다면 ICCA는 행사의 지속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ICCA 기준 지난해 국제회의는 2015년보다 136건 늘어난 총 1만2212건이 열렸다. 국가별 순위에선 미국이 934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독일(689건)과 영국(582건) 프랑스(545건) 스페인(533건) 이탈리아(468건) 등 유럽 국가들이 강세가 이어졌다. 아시아 국가 중에선 중국과 일본이 가장 높은 순위인 공동 7위(410건)을 기록했다.
도시별 순위에선 프랑스 파리(196건)가 1위를 차지했다. 서울이 137건으로 10위를 차지한 가운데 아시아 국가 중에선 싱가포르가 가장 높은 6위(151건)에 올랐다.

윤유식 경희대 컨벤션경영학과 교수는 “UIA와 ICCA가 발표한 순위가 전혀 의미가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단순하게 개최 건수를 집계한 통계에 불과한 만큼 무리한 해석이나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제 막 성숙기에 접어든 한국의 마이스산업이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경쟁력을 판단하는 기준이 사회, 경제, 문화적 파급효과 등 질적인 부분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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