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이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인 가운데 이르면 이번 주말, 늦어도 내주 중 각 부처 장관 및 차관급 인선이 어느정도 마무리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부처 장차관급 인선은 정부조직개편 등의 영향으로 국정기획자문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는 시점(7월5일) 이후로 밀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귀추가 주목되고 있는 새 국세청장 인선과 관련한 최대 관심사는 '누가 될 것이냐' 보다는 '내부 발탁이냐, 외부 수혈이냐'로 모아져 있는 분위기다. 국세청장이 내부 출신이냐, 외부 출신이냐에 따라 인사정책을 포함한 국세행정 운영의 모토가 확연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文의 남자'가 내려온다면...


현재 국세청 안팎에서 흘러나오는 전망 중 하나는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정치인 출신이 임명될 수도 있다는 부분이다.


최고 권력자의 측근이 국세청장에 임명될 경우 말 그대로 '실세 국세청장'으로 군림할 수 있다.


또한 정치권은 물론 오만군데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외압 등을 차단하는데도 효과적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국민의 눈높이에 최적화된 국세청 개혁을 추진, 중장기적으로 국세청 조직을 더 탄탄하게 만들어 놓을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군사정권 시절 이후 권력자의 최측근이 국세청장에 임명된 케이스는 극히 드물다.


2009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 실세였던 백용호 전 국세청장이 있지만, 당시 국세청은 내부 출신 국세청장들이 연루된 비리사건이 터지면서 안팎으로 '개혁의 요구'를 한 몸에 받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도저히 내부 출신 국세청장을 세우기가 힘들었고 획기적인 인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백 전 국세청장은 국세청 조직 분위기를 일신하는 역할만 수행한 후, 단 1년만에 내부인 출신 국세청장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통령과 가까운 실세 국세청장 임명설은 여러 상황적 측면을 감안할 때 실현 가능성이 낮은 시나리오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아무리 권력실세라도 '조세행정'이라는 전문적인 영역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비전문가가 임명될 경우 국세청 내외부에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다는 점, 조직 장악을 위해서는 적재적소 인사를 해야 하는데 조직원들에 대한 정보가 부재한 인물을 수장으로 배치했다가 조직 장악에 실패할 경우 크고 작은 부작용을 양산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치권력으로부터 권력기관을 독립시키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는 점과 대선 당시 자신을 도왔던 측근들을 오히려 공직 인선에서 배제하고 있다는 것 또한 권력실세 국세청장 임명설의 현실성을 떨어지게 만드는 대목이라는 분석이다.


국세청 출신 OB 발탁설도 나돌지만...


국세청 출신으로 현재 세무대리 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물을 뽑아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일단 국세청 출신 OB를 발탁할 경우 전문성 시비에서는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조직 장악과 민간의 시각으로 바라본 국세행정의 문제점을 정확히 잡아내 수정을 가하는 등 국세행정 체계의 발전을 이끌어 낼 수도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세청의 인재풀 누수 현상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위험요소는 '유착가능성'이다.


이미 상당기간을 국세청과 대척을 이루고 있는 민간 영역에서 일해온 상황에서 '국세청장 퇴임 이후' 되돌아갈 조직의 눈치를 봐가며 일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세청 퇴직 이후 기업체 사외이사, 고문 등으로 위촉되어 활동하며 형성한 재산 문제 등 막상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될 크고 작은 문제들을 안고 있다.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돌릴 수 없듯 국세청 출신 OB를 수장에 앉힌 전례가 없어 이 시나리오 또한 실현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가장 유력한 전망은 내부 발탁이다.


국세청 고위공무원 중 국세청장을 뽑아 올린다면 외부 수혈을 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문제점들을 고민할 필요도 없고, 국세청 조직이 안정화된 상태에서 본연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다.


국세행정의 중요한 맥락은 물론이거니와 인재풀을 구성하고 있는 인물들의 장단점 등을 파악하는데 투자되는 시간(업무파악)을 최소화할 수 있고, 조직을 빠르게 장악해 청장 교체 후 나타나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신속하게 수습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국세청과 같은 권력기관이자 집행기관의 경우 본연의 업무목표(세수확보, 탈세차단 등)만 바라보고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다만 참여정부 시절 임명됐던 국세청장들은 외부 수혈 케이스인 이용섭 전 국세청장만 제외하고 모두(이주성, 전군표, 한상률) 부적절한 처신으로 감옥에 가거나 불명예 퇴진했다 점이 참여정부의 맥을 잇는 문재인 정부를 망설이게 만드는 대목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현재의 국세청 고위공무원단을 구성하고 있는 인물 대부분은 전임 국세청장들의 불운한 말로를 직접 목격한 세대들이다. 국세청장이 사고를 쳤을 때 자신은 물론 자신이 속했던 조직이 어떤 상황에 내몰렸는지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고위공무원단으로 올라서는 순간부터 비리 개연성을 차단하기 위해 외부와의 접촉 자체를 하지 않는 분위기가 국세청 내부에서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기류는 국세청 자체적인 정화 및 감찰 활동 강화와 더불어 지난해 9월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 이후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백용호 전 국세청장 이후 세워진 내부 출신 국세청장들이 국세청을 잘 이끌어온 점은 내부 출신 국세청장에 대한 우려가 기우(杞憂)에 불과할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다.


국세청을 올바르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문성을 갖추고 다루기 힘든 국세청 조직에 정통하고 조직의 신망을 받는 인물을 수장으로 세우고 그에게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소신껏 국세행정을 이끌어 소기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청와대 등이 간섭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 중 하나인 '권력기관의 독립'을 온전히 이루어낼 수 있는 기본 토대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조세일보 / 김진영 기자 jykim@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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