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 사진=벤츠
메르세데스벤츠의 신형 E클래스. 사진=벤츠
메르세데스벤츠가 신형 E클래스(사진)를 앞세워 수입차 시장에서 쾌속 질주하고 있다. 반면 주력 세단인 5시리즈 신모델을 내세운 BMW는 초반 레이스에서 주춤하고 있다.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완전변경(풀체인지)을 거친 E클래스는 출시 이후 지난달까지 2만9165대가 팔렸다. 올해 들어서도 월평균 3100여대가 팔리는 등 견조한 판매 실적을 거두고 있다.

월별로 보면 E클래스는 출시 첫달 269대가 팔려나갔다. 7월과 8월에는 각각 1193대, 2245대가 팔리며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10월엔 3866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특히 E클래스는 지난 10월을 제외하고 베스트셀링카 1위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잘 팔리는 차를 넘어 수입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E300과 E220d 등은 매달 베스트셀링카 순위권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판매 호조는 7년 만에 확 바뀐 디자인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E클래스는 플래그십(기함) 세단 S클래스의 패밀리룩이 적용됐다. 실내는 2.3인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2개와 앰비언트 라이트 등을 탑재해 고급감을 강조했다.

경쟁업체 차종 가운데 자율주행 기술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E클래스는 자율주행 보조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를 갖추고 있다. 이 패키지엔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고 설정한 속도에 따라 차를 조정하는 드라이브 파일럿, 능동형 차선이탈방지시스템 등을 탑재했다. 운전대에서 손을 놓는 시간도 최대 60초로 가장 길다.

벤츠는 E350d 등 다양한 E클래스 모델을 추가하면서 독주 체제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올 여름부터는 쿠페와 카리브올레, E63 AMG 등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BMW가 지난 2월 선보인 신형 5시리즈는 다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5시리즈 신모델은 지난달 1370대가 팔려나갔다. 지난 3월 판매량은 구 모델을 포함해 1832대를 기록했다. 수입차 판매 1위 자리를 꿰차겠다는 포부에 훨씬 못 미치는 결과다.

다만 글로벌 시장 출시가 이뤄져 국내 수급이 원활하지 못한 데 따른 영향도 있다. BMW코리아는 물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E클래스는 벤츠를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려놓는 등 매서운 열풍을 이어가고 있다"며 "신형 5시리즈와의 경쟁에서 승리할지 여부는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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