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업계 2·3위 '닭싸움'…BBQ-bhc 물류계약 소송전
BBQ 4년 만에 계약 끊자…bhc, 서울지법에 손배소
bhc는 지난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BBQ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계약서상 해지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BBQ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손해가 발생했다”는 게 bhc 주장이다. BBQ는 bhc와 체결하고 있던 물류용역계약과 상품공급계약을 지난달 10일 해지했다.
BBQ는 2013년 bhc를 미국계 사모펀드인 로하튼에 매각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물류센터까지 함께 ‘패키지딜’ 방식으로 넘겼다. 패키지딜에는 ‘BBQ 계열사에 물류용역 및 소스 등 식재료를 10년간 공급하도록 해주겠다’는 약속도 포함돼 있었다. 이 같은 계약으로 bhc는 매년 100억원 이상의 추가매출을 올려왔다. BBQ 측은 물류계약 해지에 대해 “물류계약 때문에 신메뉴 개발정보 등이 경쟁사로 새나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서비스도 bhc에 납품할 때와 BBQ로 납품할 때 차이가 나는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해 해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2, 3위 간 매출 경쟁에서 시작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bhc 측이 밝힌 지난해 본사 매출은 전년(1840억원) 대비 약 26% 증가한 2326억원으로, 처음으로 BBQ(2197억원)를 제쳤다. ‘아우의 반란’ ‘BBQ의 굴욕’ 등의 말이 나오자 BBQ가 bhc의 매출에서 일정 부분을 차지하는 물류계약을 해지한 것 아니냐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갑작스러운 물류업체 변경으로 BBQ 가맹점주들도 적지 않은 혼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치킨업체 간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치킨가격 인상도 본격화되고 있다. BBQ는 이달 들어 가맹점별로 ‘황금올리브치킨’ 등 주요 메뉴 가격을 인상하기 시작했다. 교촌, bhc 등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치킨값을 올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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