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대부' 박무익 한국갤럽 회장 별세

한국 여론조사의 대부인 박무익 한국갤럽조사연구소 회장이 19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74세.

한국갤럽은 “박 회장이 2004년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을 받고 지난해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며 “재활과정에서 신장 기능이 나빠져 별세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1943년 경북 경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철학과와 대학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0년 금성사(현 LG전자)에서 카피라이터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광고업계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했다.

그는 1974년 국내 최초로 전문 조사회사 KSP(Korea Survey Polls)를 설립했다. KSP는 1979년 갤럽국제조사기구 회원사가 되면서 사명을 한국갤럽조사연구소(Gallup Korea)로 바꿨다. 박 회장이 미국 여론조사의 선구자인 조지 갤럽 박사의 저서 《The Sophisticated Poll Watcher’s Guide》를 국내에 번역·출간한 게 계기가 됐다.

박 회장은 1987년 국내 최초로 대통령 선거 결과를 예측해 이를 맞히면서 이름을 널리 알렸다. 1997년 대선 때는 최종 당선인 득표율 기준으로 0.4%포인트밖에 차이 나지 않는 여론조사 결과를 내놔 그 정확성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고인은 당시 언론 인터뷰에서 “외국에서 조사기법을 공부하고 온 사람들이 미국이나 일본, 유럽의 조사기법이 앞서 있다고 말하는 것을 많이 들었다”며 “이런 통념을 깨뜨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고인은 여론조사업계와 학계 발전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1992년 8월 한국조사협회 설립에 중요한 역할을 했고 2003년 한국조사연구학회와 함께 한국갤럽논문상을, 2006년 한국통계학회와 같이 한국갤럽학술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 고인은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2013년 통계의 날 동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라초란 씨, 자녀 박재형(갤럽조사연구소 부회장)·소윤·지윤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층 1호실(02-2072-2091)이며 발인은 21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파주시 삼각지성당 하늘묘원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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