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른바 '조세피난처' 의심 국가들로부터 조세정보를 받기 위한 작업에 분주하다.

일명 '조세정보교환협정'을 체결하는 것인데, 국내법인(개인)들이 조세피난처 국가(지역)에 역외탈세를 목적으로 세운 페이퍼컴퍼니에 대한 정보를 모으기 위해 이루어지고 있다.

정당한 세금부담 없이 편법적인 루트를 통해 해외로 검은 돈을 빼돌릴 수 없도록 감시망을 촘촘히 짜고 있는 것이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초 우리나라와 모리셔스공화국 정부 간 조세정보교환에 관한 협정이 국회 비준동의를 거치면서 오는 13일 발효된다.

모리셔스는 다국적 기업의 페이퍼컴퍼니가 집중된 조세피난처로 알려져 있다.

이 조치로 우리나라와 조세정보교환협정이 시행되는 국가는 쿡아일랜드, 버뮤다, 저지(섬), 영국령버진제도 등 10곳으로 늘어난 상태다.

이들 국가에 소재한 기업의 소유권정보, 기업의 회계기록, 개인과 기업의 금융거래내역 등을 받아볼 수 있다.

또 이 협정 시행국가에 소재한 기업의 세무조사를 실시할 때 상대국 내에서 면담, 장부조사를 실시할 수 있으며, 상대국의 세무조사에 우리 과세관청이 참여할 수도 있다.

단 제공된 정보들은 조세의 집행 및 소추, 불복결정에 관련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공개할 수 있도록 비밀유지 의무를 뒀다.

통상 정부는 조세회피 위험이 있는 국가와 '조세조약(이중과세방지협약)'을 맺지 않는다.

조세조약상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기업들의 우회투자가 우려되어서다. 실제 우리나라와 조세정보교환협정을 시행하는 모리셔스의 경우에는 당초 "조세조약을 맺자"는 제의를 했으나, 우리 정부에서는 이 같은 우려로 거절한 바 있다.

모리셔스는 역외금융센터 진출이 많은 곳으로 분류됨에 따라 정보교환 수요도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세피난처에 설립된 회사의 자회사가 국내에서는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경제 행위를 하고 있어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조세피난처를 활용한 역외탈세 규모도 점점 커지면서 조세피난처와의 조세협정을 늘리는 국제적 공조를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2015년 역외탈세에 따른 추징액은 1조2861억원으로, 2012년인 8258억과 비교해 50%나 넘게 급증했다.

이 때문에 정부도 '잠재 조세피난처'인 국가들과 조세정보교환협정 체결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모양새다.

현재 바누아투, 코스타리카 등 2개국과는 국가(외교부) 간 정식 서명을 마쳤으며 라이베리아, 세인트루시아, 마카오 등 3개국(가서명국)은 해당부처 간 합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이들 국가하고 조세정보교환협정을 맺는 데는 향후 해당 국가 내에서 조세회피 의혹이 불거졌을 때 과세자료로 활용하기 위함"이라며 "탈세자들을 잡기 위한 일종의 그물망을 설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역외탈세를 막기 위한 국제공조 조치도 확대되고 있는 상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주도하는 '다자간 조세행정공조협약'으로, 이 협약에 따라 가입국끼리 금융, 조세정보를 자동적으로 서로 교환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2012년 이 협약에 가입했다. 4월 현재 이 협약이 발효된 국가는 97개국(108개국 가입)으로, 1년 전(작년 9월 기준, 76개국 발표)보다 21개국이 늘었다.


조세일보 / 강상엽 기자 yubyoup@jose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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