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그룹이 계열사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을 연기한다. 무리하게 상장을 추진하기 보다는 재무구조를 먼저 개선하고 신용등급을 안정화한 뒤 상장을 재추진할 방침이다.

3일 이랜드그룹은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랜드리테일의 상장을 기업구조 개선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이랜드그룹은 우선 이랜드리테일의 지분 6000억원어치를 매각해 이 자금으로 이랜드리테일 상환우선주(RCPS) 3000억원을 해결한다.

이어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하고 있는 이랜드파크 지분을 매입, 이랜드파크를 리테일에서 분리한다.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이랜드파크를 떼어내 이랜드리테일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이랜드리테일 상장은 내년 상반기 중에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랜드그룹 측은 "이랜드리테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302억원이었지만 이랜드파크 등 자회사를 통합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743억원 수준이었다"며 "자회사 분리 후 단독 상장 시 상장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랜드그룹은 또 이랜드월드의 지주회사화도 추진한다. 향후 패션사업부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켜 이랜드월드를 실질적 지주회사로 삼는다는 방침이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랜드파크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상장 절차가 계속 지연됐다"며 "수동적으로 기다라기보다는 선제적, 주도적으로 움직여 상장을 적극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이랜드파크의 급여 미지급 논란 등이 일면서 상장예비심사 승인을 위한 심의 계획이 미뤄지며 상장이 지연돼 왔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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