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재 기자 ] 자율주행자동차 시대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잡지 않아도 차량이 스스로 차선을 따라 달린다. 속도를 조절하며 앞 차와의 간격을 유지한다.

이러한 자율주행 기술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실제 자율주행차를 타고 도심을 달리는 기분은 어떨까. 지난달 31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자율주행차로 개조된 기아자동차 K7에 올랐다. 2017 서울모터쇼 자율주행차 시승 행사 가운데 하나였다.

킨텍스 주차장을 벗어나자 운전자가 자율주행 모드를 가동했다. 스티어링 휠이 저절로 움직이면서 방향을 잡아 나간다. "진짜 사람이 운전하는 것 같다"는 탄성이 튀어나왔다.

교차로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를 인지한 차량이 속도를 낮추더니 알아서 멈췄다. 앞에 서 있는 차와 안전거리도 충분히 확보했다. 신호가 바뀌자 속도를 올리면서 좌회전하기 시작했다. 운전대에 손을 대지 않고 가속페달을 밟지 않았는데도 부드럽게 나아간다. 방향과 차선을 바꿀 때도 흐트러짐 없이 안정적이다.

양옆으로 불법 주차된 차량이 가득한 도로에 들어섰다. 맞은편에서 달려오는 차량도 있어 걱정이 들었지만 적정한 속도로 안전하게 통과했다. 폭이 넓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반대편 차선을 지나갈 땐 잠시 멈춰 서서, 지나가길 기다렸다. 안전사항에 철저한 운전자가 모는 차량을 탄 기분이다.

시승 도중 굵은 빗방울이 쏟아졌지만 변함 없는 안정감을 보여줬다. 다만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승차감은 떨어졌다.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할 때 브레이크를 세게 밟는다는 느낌을 받았다. 속도를 끌어올릴 땐 이질적인 불편함이 있다. 창밖을 보던 중 두어 차례 급브레이크로 몸이 앞으로 쏠리면서 놀라기도 했다.

자율주행차로 개조된 K7은 겉으로 보기에 시판된 모델과 별반 다르지 않다. 루프(지붕) 뒤쪽에 자그마한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이 달려 있을 뿐이다. 주변 차량을 감지하는 레이더는 전면부 그릴에 숨어 있다.

차문을 열고 실내를 보면 센터페시아(오디오와 공기조절장치 등이 있는 가운데 부분)에 커다란 태블릿이 부착돼 있다. 일반 차량과의 유일한 차이점이다. 이를 통해 각종 센서가 파악한 주변 차량 움직임 등을 볼 수 있다. 룸미러 주변엔 차선을 인식하는 카메라가 달려있다.

특히 이미 판매 중인 센서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고가센서가 필요없는 만큼 양산형 모델에 가장 가깝다.

이날 시승한 K7 자율주행차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가 분류한 5단계 기준 가운데 3.5단계에 해당한다. 운전자가 타야 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상황을 차량이 스스로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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