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면 스마트폰·노트북에 밀려 태블릿PC 판매량 1년새 20% 급감
[디지털 기기] 내리막길 걷는 태블릿PC…콧대 높은 애플 '반값 아이패드'로 승부수

태블릿PC 판매량이 지난 1년 새 20%가량 줄어드는 등 시장이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애플 삼성전자 등 주요 태블릿 업체의 판매량도 크게 감소하는 추세다. 애플이 지난주 가격을 크게 낮춘 신형 아이패드를 선보인 것도 태블릿 판매량을 늘리기 위한 고육책이란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 주말 9.7인치 디스플레이를 사용한 신형 아이패드를 선보였다. 와이파이 모델은 역대 최저가인 329달러(국내 판매가 43만원)에 판매한다. 이는 전작 아이패드 에어2가 399달러에 출시된 것을 감안하면 약 18%(70달러) 저렴해진 것이다. 고성능 제품인 아이패드 프로 9.7인치 제품(729달러)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가격이다.

필 실러 애플 수석부사장은 “아이패드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태블릿”이라며 “소비자들이 더욱 합리적인 가격에 만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부진에 빠진 아이패드 사업을 회복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이패드 판매량은 지난 3년간 반토막 났다. 2013년 4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2600만대 규모로 매출 115억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아이폰 매출 규모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아이패드 사업이 아이폰 못지않게 성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아이패드 판매량은 1310만대 규모로 3년 만에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매출도 55억달러에 그쳤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애플은 비밀주의 전략을 쓰기 때문에 앞으로 태블릿에서 어떤 전략을 펼칠지 알 수 없지만 아이패드 사업이 매우 위험한 하락 국면에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애플에 큰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태블릿 시장 전체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태블릿 판매량은 529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1% 감소했다. 애플에 이어 태블릿 시장 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이 8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00만대 줄었다.

애플이나 삼성전자에 비해 저가 태블릿을 주로 판매하는 중국 화웨이와 레노버는 각각 판매량이 43.5%, 14.8% 늘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태블릿 시장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라인 레이스 IDC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처럼 키보드가 없는 태블릿은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도 태블릿 시장 전망은 밝지 않다. 정보기술(IT) 전문 컨설팅업체인 가트너는 올해 태블릿 판매량이 1억6500만대로 지난해보다 300만대가량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키보드가 장착된 하이브리드형 태블릿 등의 출현으로 아이패드 같은 전통적 태블릿은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삼성전자 갤럭시S, 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 늘어나면서 태블릿 시장의 수요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무게가 1㎏도 되지 않는 초경량 노트북PC 등도 휴대성이 좋아 태블릿을 대체하고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주요 업체가 키보드를 붙였다 뗐다 할 수 있는 태블릿 제품으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스마트폰과 노트북 사이에서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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