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7)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과거 항공산업을 '죽음의 덫'이라 불렀다.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하던 노스캐롤라이나 주 키티호크에 투자가가 살았더라면 오빌 라이트(라이트 형제의 동생)를 총으로 쐈어야 했다. 그래야 후손들이 돈 낭비를 하지 않을테니…."


2013년 버핏은 항공산업에 투자하는 게 미친 짓이라며 이런 독설까지 퍼부었다. 20세기 항공산업은 108년간 월드시리즈 우승 꿈을 이루지 못한 시카고 컵스와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그러던 버핏의 태도가 돌변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버핏의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는 최근 몇 개월간 아메리칸, 델타, 사우스웨스트 항공에 100억 달러(11조5000억 원)를 투자했다.


주요 항공사 2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시장에서는 버핏이 항공사를 인수할지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무엇이 버핏의 손을 항공사 주식으로 이끌었을까.
월가 분석가들은 최근 항공산업이 제2의 안정기를 찾았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항공산업은 2001년 9·11 테러 이후 급격한 몰락의 길을 걸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오면서 승객이 줄고 항공유 가격은 치솟았다. 회생이 불가능해 보였다.


9·11 이전에는 미국 내에 10개의 메이저 항공사가 국내선 운항을 해왔다. 그러던 것이 2008년 이후에는 아메리칸, 델타 등 딱 4개사로 줄었다. 4대 메이저가 미국 내 운항 노선의 80%를 장악하고 있다.

경쟁이 줄어든 동시에 2013년 이후 항공유 가격이 급락했다. 기름값은 3년 전에 비해 52%나 떨어졌고 노동비용은 고작 7%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항공사들의 채산성이 좋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좌석점유율도 2009년 73%에서 작년엔 83%로 10%포인트나 올라갔다.
지난 회계연도 기준으로 미국 내 25대 항공사의 영업이익은 350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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