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한경 비타민] 종교개혁 500년 루터가 남긴 유산
올해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 500년이 되는 해다. 1517년 시작된 그의 종교개혁은 사회개혁과 정치개혁으로 이어지며 세계사를 바꿨다. 인류가 중세 시대를 벗어나 시민사회와 자유에 기반한 근대로 나아가도록 이끈 것도 그다. 이번주 비타민 커버스토리(4~5면)는 루터의 종교개혁을 다시 돌아본다.

루터는 1483년 독일 아이슬레벤 지역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1507년 사제가 된 그는 수도원의 엄격한 훈련이나 스콜라 철학의 교리에 만족하지 못했다. 당시 독일 가톨릭 교회는 부패가 심각했다. 면죄부를 공공연히 팔았다. 독일의 대주교 알베르트는 “여러분의 동전이 현금 궤 속에 들어가 소리가 나는 순간 사랑하는 영혼들은 연옥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하곤 했다.

루터는 이를 인정할 수 없었다. 그는 면죄부에 대한 반박문을 1517년 10월31일 비텐베르크 성당 문에 게시했다. 루터는 인간을 구원할 대상은 같은 인간인 교황이 아니라 오로지 하느님이라고 주장했다. 1521년 그는 가톨릭교회에서 파문당했다.

루터의 사상을 기반으로 다른 나라에서도 종교개혁이 잇따랐다. 프랑스에서 종교개혁을 하다 스위스로 망명한 칼뱅은 경건한 생활을 강조했다. 이는 자본주의의 형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막스 베버가 분석한 프로테스탄티즘이 바로 칼뱅주의였다.

이후 독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는 루터교를 국가 재건에 이용했다. 나치의 히틀러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많은 기독교인은 나치가 마르크스주의의 반기독교적 세력에 대항하는 것을 적극 찬성했다. 2차 대전 패배 이후에도 독일인 신앙의 뿌리는 루터교였다. 독일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은 루터교 목사의 딸이다. 루터의 개혁정신은 지금의 독일에도 녹아 있다.

김유미 기자 warmfron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