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미디어 뉴스룸-정규재 TV] 한국은 왜, 대선 때만 되면 '재벌'을 때리나
대통령 선거 때만 되면 ‘재벌 때리기’가 기본 공약으로 나온다. 올해도 여야 할 것 없이 재벌 관련 공약을 내놨다. 왜 이렇게 재벌을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 정규재TV에서는 ‘이병태 교수가 말하는 재벌들은 무슨 죽을죄를 지었나?’를 통해 재벌에 관한 오해를 여러 차례 방송했다. 지난 21일 첫 번째 방송에서 이병태 교수(KAIST·사진)는 재벌의 ‘지배구조’와 ‘경제력 집중’을 얘기했다.

이 교수는 “재벌은 피라미드 출자구조에 의한 기업집단”이라며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에만 있는 특수한 형태라고 생각하고 미국이나 영국처럼 지주회사와 자회사가 있는 단순한 구조가 글로벌 표준이라고 말하지만 국제 학계의 공통된 의견은 그 반대”라고 지적했다. 영미형 기업 조직이 오히려 예외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인도 타타그룹이나 일본 도요타 그룹, 프랑스 LVMH 그룹 등은 한국 재벌만큼 복잡한 관계로 얽혀 있다.

이런 게 세계적인 추세인데도 경제학자들이 재벌의 지배구조를 비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 교수는 “경제학자들은 자신이 알고 있는 이론으로 설명하지 못하는 경제현상에 대해 다 독점에 의한 것이라고 규정하고 규제하려 든다”는 로널드 코즈 시카고대 교수의 말을 빌려 설명했다. 기업의 지배구조는 거래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인데도 학자들이 단순한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규제하라고 주장한다는 것이다.

재벌들에 경제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상위 그룹의 경제력 집중도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해외에서 잘나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2016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삼성전자 해외 매출은 약 180조원으로 총 매출 200조원의 90%를 차지했다. 현대자동차도 2016년 판매의 85%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 교수는 “4대 재벌의 집중화는 전차(전자·차량)부대의 성공인데 경제력 집중을 이유로 규제하는 것은 성공을 규제하는 것”이라며 상대적 빈곤에서 오는 박탈감을 재벌 때문이라고 호도하며 이를 또 규제하자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중산층 몰락이나 극심한 임금 격차 대부분은 영세자영업이 너무 많은 기형적 구조 때문”이라며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다른 나라에 비해 부족한데도 이런 부분은 지적하지 않고 대기업을 재벌이라며 없애려 하는 것이 제일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김형진 정규재TV PD starhawk@hankyung.com

정규재TV는 jkjtv.hankyung.com에서 모두 무료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