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크레용팝 초아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크레용팝 초아가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이름이 두 개다. 하나는 걸그룹 크레용팝의 초아, 그리고 다른 하나는 뮤지컬 배우 허민진. 어떤 팀보다 독특한 콘셉트로 나타났기에 ‘크레용팝 초아’로 이름을 금세 알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룹 밖에서 다른 색깔을 내기란 쉽지 않았다. 초아를 벗은 허민진은 과감한 도전을 택했다. 2015년 뮤지컬 ‘덕혜옹주’로 또 다른 자아를 드러냈고, 올해 대작 ‘영웅’을 통해 관객을 만났다.

용기 덕분에 그는 초아, 그리고 허민진이란 이름을 모두 지켰다.

10. ‘영웅’의 서울 공연이 어느덧 막바지다.
초아 : 아쉬운 마음이 크다. 서울 공연의 기간이 짧기도 했고, 시작한지 얼마 안된 것 같은데 금세 끝나버린 느낌이다.

10. 세종문회회관 대극장에 오르는 부담도 있었을 것 같은데.
초아 : 극장의 규모에 대한 부담이라기 보다, 긴장감은 있었다. 서울 공연의 경우 한 달 반 정도인데, 처음에도 짧은 기간이라고 생각했다. 몸소 공연을 하니, 더 짧게 느껴진다.

10. 언제 출연을 결정했고, 연습이 진행됐나.
초아 : 지난해 6월, 오디션 서류 접수 공지를 보고 직접 넣었다. 이후 오디션을 봤고, 더 확실하게 보고 싶다고 영상을 보내라고 해서 그것도 전달했다. 7월 말쯤 확정됐고 연습을 시작했다.

10. 직접 뮤지컬 오디션을 찾나 보다.
초아 : 늘 찾아보는 편이다. 마침 좋아하던 작품인 ‘영웅’의 오디션을 발견했고 서둘러 지원했다.

10. 좋아하던 작품이라면 더욱이 합격했을 때 정말 기뻤겠다.
초아 : 진짜 좋아했다. 하고 싶었는데 발표가 늦게 나서 궁금해하고 있었는데, 합격이란 연락을 받아서 기뻤다.

10. 연습 기간 내내 설?겠네.
초아 : 마냥 설?다기 보다 부담감도 있다. 그럴수록 연습에 최선을 다했다.

10. 사실 ‘영웅’에 앞서 ‘덕혜옹주’란 작품으로 뮤지컬 데뷔를 했다. 쉽지 않은 작품이라 의아한 면도 있었다.
초아 : 큰 도전이었던 건 사실이다. 대중들이 나를 생각하는 이미지와 전혀 상반되는 작품이었고 타이틀롤이라 분량도 많았다. 부담이 없진 않았는데, 그때는 정말 내 안에 갈망이 있었다. 어떻게든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덕혜옹주’도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고, 부담을 안고 있었지만 재미있게 했다.

10. 뮤지컬 데뷔 2년 만에 ‘영웅’이란 대작을 만난 거다. 대선배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하고.
초아 : 4명의 안중근 역 선배님들이 색깔이 모두 다르다.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물론 처음에는 네 분이나 되니까 할 때마다 달라서 힘들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매력이 다르니까 하면서도 다양하게 배울 수 있었다.

뮤지컬 ‘영웅’의 링링으로 돌아온 허민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뮤지컬 ‘영웅’의 링링으로 돌아온 허민진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10. ‘영웅’ 첫 공연을 떠올려 본다면?
초아 : 극장 연습을 늦게 들어갔다. 그래서 리허설이 연이어 계속 있었는데, 체력적으로 힘들 수도 있었지만 무대를 계속 밟아 보고 싶은 마음에 오히려 좋았다. 그러고 나니 오히려 부담감이 줄더라. 직전엔 리허설을 시키지 않는데, 하겠다고 자청해서 첫 공연 전 낮에 드레스 리허설을 하고 오후 공연에 올라갔다.

10. 끝나고 벅찬 느낌이 들었겠다.
초아 : 세종문화회관이라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소극장과 똑같이 했다. 정성화 선배님이 ‘대극장이라고 해서 대극장처럼 하면 안 된다. 섬세한 연기를 놓치고 가는 경우가 있는데, 대극장에서도 더 소극장 같은 연기를 해야 한다’고 말해주셨다. 공감했고, 극장이 크다고 놓치지 않고 섬세하게 연기했다.

10. 그래도 확실히 다른 점은 있지 않나.
초아 : 1막이 끝날 때 ‘그날을 기약하며’를 부르며 무대의 앞까지 나간다. 그때 처음으로 관객들이 자세히 보인다. 그렇게 큰 곳에서 환호성을 보내주시는데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이 가득 찼을 땐 이렇게 큰 기운이 느껴지는구나 싶었다. 짜릿했다.(웃음)

10. 소극장은 또 호흡하는 재미가 있을 테고.
초아 : 바로 앞 관객들이 있기 때문에 살짝 웃거나 흐느끼는 소리까지 느껴지다. 관객들과 같이 공연하는 느낌이 확실히 든다. 대극장은 소극장만큼 작은 반응이 느껴지는 건 없지만, ‘영웅’은 커튼콜 때 기립하는 관객들의 모습을 보고 ‘이래서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맛이구나라고.(웃음) 계속 무대에 서고 싶다.

10. 맡은 역할인 링링은 안중근을 동경하는 인물이다. 캐릭터에 몰입하는 건 수월했나.
초아 : 안중근을 동경하는데 실제 내가 안중근 역을 맡은 선배님들에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 뮤지컬계 대선배님이신데다, 안재욱과 이지훈 선배님은 가수로서도 그렇지 않나. 어렸을 때부터 동경하던 분들과 한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생각으로도 설?다. 링링의 마음과 같은 거다. 연습을 하면서도 선배님들의 말씀 하나하나 주옥같았고, 하나도 빠짐없이 배우려고 했다.

10. 연기의 맛을 알아가는 중이라는 느낌이 든다.(웃음)
초아 : 현장에서 직접 선배님들을 보면서 많이 배우고, 연기뿐만 아니라 인생에 대해서도 정말 느끼는 바가 크다. 돈 주고는 배울 수 없는 아주 값진 경험이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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