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도시의 살인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카고와 볼티모어, 밀워키, 멤피스 등 4개 대도시의 살인율은 조직폭력배들이 활개를 쳤던 1990년대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나타났다.

WSJ이 미국 35개 대도시의 1985년 이후 살인사건 자료를 분석한 결과 27개 대도시의 살인율은 2014년부터 다시 상승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카고는 작년에 10만명 당 27.8건의 살인이 발생해 1996년 이후 가장 높았고, 멤피스의 살인율은 10만명 당 32건으로 1985년 이후 최고 살인율과 같았다.


볼티모어도 올 들어 벌써 47명이 살인사건으로 사망해 1970년 이후 가장 높은 살인율을 나타냈다. 시카고에서도 올해 들어 330건의 총기사고가 발생해 작년 동기보다 소폭 늘어났다. 2014년 이후에도 살인율이 떨어지는 대도시에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으로 조사됐다.


살인율은 상대적으로 더 가난한 지역에서 높게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카고의 경우 전체 인구의 9%밖에 살지 않는 5개 지역에서 전체 살인의 3분의 1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살인 발생 건수와 경찰 수와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구 10만명 당 경찰 수는 볼티모어가 뉴욕보다 많은데도 볼티모어는 살인이 늘고 뉴욕은 줄어드는 등 엇갈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미주리-세인트루이스대의 범죄학자인 리처드 로센펠드는 "(경찰 수보다는) 지역의 마약 시장이 범죄 발생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찰과 지역 공동체의 협력 부족, 경찰의 소극적인 대처 등도 이유로 거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