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멕시코 판매대수 420% 급증…남미 시장서도 선전

지난해부터 멕시코공장을 가동한 기아자동차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 속에 중남미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차가 멕시코 내수 시장에서 좋은 판매 실적을 올리고 있는데다 남미 신흥시장 전망도 비교적 밝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 수출이 어려워질 경우 멕시코 공장 물량을 멕시코나 중남미 다른 국가로 돌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이다.

10일 코트라(KOTRA) 멕시코시티무역관에 따르면 기아차의 지난해 현지 시장 판매량은 5만8천112대로 전년 1만1천21대보다 427.3%나 급증했다.

이는 기아차가 지난해 중반부터 현지 몬테레이 공장을 본격 가동하고 판매망을 설립하면서 내수 판매량도 덩달아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기아차 판매량은 3만6천287대의 현대차보다 많을 정도로 상승세다.

현대차의 지난해 현지 판매량도 전년보다 38.2% 늘었지만 기아차에는 미치지 못했다.

멕시코 내수시장은 2009년(75만4천918대)이후 꾸준히 커지고 있으며 닛산이 지난해 40여만대를 팔아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내수 판매량은 160만3천672대에 달한다.

기아차는 멕시코공장에서 지난해부터 K3(현지명 포르테)를 양산하고 있고 올해부터 프라이드(현지명 리오)도 생산하고 있다.

생산량은 앞으로 연간 40만대까지 늘려갈 계획이다.

기아차는 애초 멕시코 현지 시장과 중남미에 각각 생산량의 20%를 배정하고 남은 60%는 북미로 보낼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고 멕시코산 제품에 35%의 국경세를 물리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만약 트럼프의 공약이 현실화하면 기아차가 멕시코 공장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다만 최근처럼 현지 내수시장 판매가 호조를 보인다면 기아차는 앞으로 불거질 수 있는 트럼프 관련 악재에도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갈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현지 언론 등에서는 기아차가 수출시장 다변화를 통해 미국 수출 비중을 50%까지 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기아차로서는 인근 중남미 시장도 공략 대상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칠레(2만7천812대), 콜롬비아(2만3천950대), 페루(1만7천812) 등 세 나라에서 현지 판매 순위 3위를 달리며 선전하고 있다.

콜롬비아는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상태라 멕시코산 차량을 수출하기에 더욱 유리하다.

지난해 기아차의 중남미 전체 판매량은 19만6천938대로 전년보다 22.7% 늘었다.

코트라 멕시코시티 무역관 관계자는 "멕시코와 FTA를 체결한 나라가 40여 개국이나 되기 때문에 현지 물량을 수출할 수 있는 신시장 개척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은 현지 정부와 미국 행정부의 갈등이 심화할 경우 중남미, 중동 등의 시장도 적극적으로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