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가 7,000여 대나 팔며 판매 1위에 오른 데는 이른바 판매사들의 보이지 않는 작전(?)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판매 목표 달성에 여유가 생겨 일부 계약을 1월로 넘겨 등록을 유도했던 것.

9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벤츠 E클래스는 지난달 3,768대가 등록돼 수입차 베스트셀러는 물론 브랜드 내 55.0%를 점유해 효자 역할을 확실히 했다. 덕분에 벤츠코리아는 같은 기간 총 6,848대를 내보내 지난달 전년 동기(4,298대) 대비 59.3% 늘었다. 내수 시장에서 비수기로 꼽히는 데다 설 연휴가 낀 기간에 벤츠코리아의 이 같은 판매실적은 이례적인 셈이다. 게다가 별도의 프로모션도 없었던 터라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입 및 판매사가 지난해 연말 감행한 출고 조절 때문에 기본적인 수요 외에도 실적이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연간 판매 목표 달성으로 독일 본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인센티브를 노린 것.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판매사는 수입사가 정한 등록대수나 딜러 정책 등의 목표를 이뤘을 때 일정의 성과급을 받는다. 벤츠의 경우 이미 11월경 목표 등록대수인 5만대를 초과 달성해 인센티브 지급이 확정됐다. 따라서 이미 목표를 이룬 상태에서 굳이 초과 달성을 할 이유가 없었던 것. 따라서 연말 출고 물량을 이듬해로 넘기는 게 유리했던 상황이다.


한 판매사 관계자는 "수입사에서 지난해 판매 목표를 이미 넘어섰으니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1,000대 정도 출고를 내년으로 미루자고 권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수입사 관계자는 "지난달 E클래스 판매증가 배경은 대기물량 해소로 판단하고 있다"며 "수입사가 판매사 경영 전략 및 정책까지 간섭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E클래스의 인기 요인으로는 제품력이 꼽힌다. E클래스는 엔진 배기량과 실린더 개수를 줄인 다운사이징 4기통 엔진을 비롯해 반자율주행시스템을 비롯한 각종 안전품목을 선택할 수 있다. 신기술을 선호하는 젊은 소비자의 주목도를 높인 것. 특히 지난해 11월 출시한 E200을 통해 진입장벽을 낮추고 제품군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 실제로 E200은 출시 첫 달 245대에 이어 12월 901대, 올해 1월 1,048대가 등록돼 세력을 넓히고 있다. 또한 이 달부터 이뤄지는 신차 가격 상승 전에 수요를 당긴 점과 출시를 앞둔 BMW 신형 5시리즈의 대기 수요가 일부 유입된 점도 E클래스에 힘을 실어줬을 것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벤츠, 1월 7,000여 대 판매는 지난해 판매분 이월 덕분?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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