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삼성SDS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이(異)업종 제휴 사업에 본격 나선다. 삼성카드 아이디(ID) 하나만 있으면 서로 다른 업종의 제휴회사 사이트에 손쉽게 접속해 쇼핑하고 통합 포인트도 적립하는 서비스를 선보인다.

30일 카드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다양한 제휴사를 대상으로 통합계정 로그인 서비스를 4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삼성카드에서 제공하는 계정 ID만 있으면 삼성카드 및 제휴사에 자유롭게 로그인할 수 있어 제휴사에 일일이 회원 가입할 필요가 없다.

이 서비스는 삼성SDS가 지난해 개발한 블록체인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삼성SDS 관계자는 “핀테크(기술+금융) 수요가 많은 삼성카드에서 처음으로 이 기술을 상용화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삼성카드 측은 “제휴사로선 추가 비용이 거의 없이 보안성을 유지할 수 있을뿐더러 통합계정 운용에 따른 고객 유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필요한 고객 빅데이터도 확보해 활용할 수 있다.
'블록체인 상용화' 승부수 던진 삼성카드
삼성카드는 제휴사 간 통합 포인트 제도도 운영할 계획이다. 역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것으로, 표준화한 API(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적용했기 때문에 포인트를 일일이 환산하는 불편이나 수치 오류 가능성이 없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삼성카드는 제휴 관계에 있는 온·오프라인 연결(O2O) 회사를 대상으로 블록체인 제휴 서비스를 도입한 뒤 유통·식품 등 분야로 확대할 예정이다. 배달의민족, 우버, 쏘카 등 30여개 O2O 기업이 삼성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다.

삼성카드는 지문·홍채 인증을 넘어 안면인증기술 도입도 추진한다. 안면 인증은 국내 금융사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삼성SDS의 생체 인증 기술인 FIDO에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해 보안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공인인증서나 비밀번호가 없어도 미리 등록·인증한 얼굴 윤곽이 같다는 것만 확인되면 앱카드 결제를 할 수 있다.

다음달 초부터는 카드회원신청서가 원본인지 판별하는 과정에도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 삼성카드 카드모집인이 태블릿PC로 유치한 회원신청서를 전자문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위·변조가 없었는지 해당 기술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삼성카드가 이처럼 적극적인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에 나선 것은 핀테크 바람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카드업의 위기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카드업계는 신규 회원 확보와 카드 수수료 수익이 한계에 다다른 2년 전부터 신개념 금융서비스 개발에 골몰하고 있다.

삼성카드 역시 지난해 ‘디지털 1등 삼성카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빅데이터 기반의 가맹점 지원 통합서비스 브랜드인 BMP(빅데이터 마케팅 파트너십)와 자동차금융 전용 사이트인 다이렉트오토 등 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출시해왔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은 임직원에게 “디지털 1등 컴퍼니로서의 성과를 가시화할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 블록체인

blockchain. 일종의 디지털 거래장부로 거래 정보를 중앙 서버에 보관하는 대신 거래 참가자 모두가 공유한다. 서버 구축 등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보안도 더 강화된다.

윤희은/김현석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