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김건모母(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허지웅母, 박수홍母, 토니안母 / 사진제공=SBS ‘미운우리새끼’
김건모母(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허지웅母, 박수홍母, 토니안母 / 사진제공=SBS ‘미운우리새끼’
‘어르신들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과감히 버린 ‘미운우리새끼’가 시청자들의 입맛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어머니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새로운 예능 아이콘을 만들어냈다.

최근 SBS ‘미운우리새끼’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는 물론 2049 시청률에서도 높은 성적을 거두며 무서운 기세를 떨치고 있다. 지난 4주간(12월 2일~12월 23일) ‘미운우리새끼’는 2049 평균 시청률 5.425%(수도권 기준)를 기록, 지상파 3사 금요일 방송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기록은 ‘미운우리새끼’가 젊은 세대를 비롯해 중장년층까지 사로잡았다는 것으로, VCR을 통해 아들의 모습을 보며 잔소리를 늘어놓는 어머니들의 모습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어머니들은 마흔을 훌쩍 넘겼음에도 여전히 아기 같아 보이는 아들들의 모습에 혀를 차기도 하고 귀여워하기도 하며 안방에 신선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앞서 연출을 맡은 곽승영 PD는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미운우리새끼’의 주인공은 스타들이 아닌, 그들의 어머니들이다. 출연자를 섭외할 때도 그들의 매력이 아닌 어머니들의 입담을 우선시 했을 정도”라고 밝힌 바 있다.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평소 말투와 행동을 보여줄 수 있는 어머니를 찾기 위해 수많은 스타들의 어머니들을 만났다고 말한 곽 PD는 “어머니가 아닌 세 아들에 초점을 맞췄다면 더 화제성 있고 재밌는 아들들을 캐스팅 했을 것”이라며 “주변에서도 누구에 초점을 맞출지에 대해 말이 많았고 나 또한 화제성에 흔들렸지만 파일럿 방송인 만큼 원래 내가 하고자 했던 걸 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어머니들은 스타 아들을 둔 덕이 아닌, 본인들의 입담 덕분에 예능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어머니들의 타고난 예능감은 당장의 화제성보다 원래의 의도를 살리기로 결정한 곽 PD의 탁월한 선택과 만나 조미료 없이 담백하고 재밌는 예능이 탄생할 수 있었다.

얼마 전 진행된 ‘2016 SAF 연예대상’에서 ‘미운우리새끼’가 6개 부문 상을 휩쓴 가운데 대상을 받은 신동엽과 우수상 서장훈, 프로그램상을 수상한 곽승영 PD까지 모두 수상 소감을 밝히며 어머니들의 역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수상의 영광을 어머니들에게 돌리며 훈훈함을 더한 가운데 누가 뭐래도 ‘미운우리새끼’의 주인공은 진정 어머니들이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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