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지난 7월 중국 제약사와 1400억원 규모로 맺은 항암제 기술수출 계약을 해지했다. 중국 제약사가 계약금 지급을 두 달 이상 미루는 등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서다.

유한양행은 중국 제약사 뤄신과 체결한 항암 후보물질 ‘YH25448’ 기술이전 계약을 해지한다고 28일 공시했다. 올 7월 맺은 이 계약은 계약금 600만달러(약 72억원)와 개발 및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등을 포함해 총 1억2000만달러(약 1450억원) 규모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계약 상대방이 계약금 지급을 미루고 신약의 기술 자료만 요구하는 등 일방적인 주장만 했다”며 “상대방의 일방적인 계약 불이행에 따른 해지”라고 설명했다.

YH25448은 전체 폐암의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표적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이다. 유한양행은 해외 제약사에 기술 수출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초 국내에서 임상시험 1상을 할 계획이다.

유한양행에서 기술수출을 서두른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유한양행은 계약금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전임상 데이터 등 자료를 뤄신 측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에서는 임상 준비에 1년 이상 걸리기 때문에 신의를 가지고 자료를 공유한 것”이라며 “뤄신에 손해배상 등 법적 조치를 취하고 제공한 자료도 반환토록 요청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