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유진 기자]
신동엽, 유재석 / 사진=SBS ‘연예대상’ 캡처
신동엽, 유재석 / 사진=SBS ‘연예대상’ 캡처
‘런닝맨’과 ‘미운우리새끼’의 희비가 엇갈렸다. ‘런닝맨’ 테이블은 눈물 바다가 됐고, ‘미운우리새끼’는 6관왕 쾌거를 이뤄냈다. SBS 대세 예능 프로그램이 교체되는 순간이었다.

지난 25일 진행된 ‘2016 SAF 연예대상'(이하 SBS 연예대상)에서 대중의 관심은 올해 대상 수상자와 ‘런닝맨’에 쏠렸다.

연말 시상식 대상 수상자에 대한 궁금증은 당연한 것일 테지만, ‘런닝맨’에 쏟아지는 시선은 이날 유독 뜨거웠다. 바로 얼마 전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던 ‘런닝맨’ 논란이 있은 뒤 진행된 ‘SBS 연예대상’ 시상식이기 때문. 특히 이날은 논란 후 ‘런닝맨’의 첫 녹화가 진행된 날로, 멤버들은 ‘런닝맨’ 촬영을 마친 뒤 시상식에 전원 참석해 이전과 변함없는 우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날 ‘런닝맨’ 멤버들 중 트로피를 품에 안은 것은 이광수 뿐이었다. 지난해 ‘런닝맨’이 유재석의 대상을 비롯해 6관왕을 휩쓴 것과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여러가지 생각이 스쳤는지 이광수는 최우수상 수상자로 호명됨과 동시에 눈물을 쏟았다. 이광수의 눈물에 송지효도 함께 눈물을 닦았다. 다른 멤버들 또한 눈물을 참으려 애쓰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런닝맨’ 멤버들 / 사진=SBS ‘연예대상’ 캡처
‘런닝맨’ 멤버들 / 사진=SBS ‘연예대상’ 캡처
이광수는 “어떻게 수상 소감을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감사드리고 죄송하다. ‘런닝맨’을 많은 분들께 사랑받게 하기 위해, 또 지키기 위해 노력한 제작진 모두 감사드리고 수고하셨다”며 “제게 예능을 가르쳐주신 석진이 형과 지금의 저를 있게 한 재석이 형, 종국이 형, 하하 형, 지효 누나 개리 형 너무 사랑한다. 7년 동안 정말 행복했다. 이렇게 과분한 상까지 받게 돼 기쁘다.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 건강한 웃음 드리겠다”고 눈물의 소감을 전했다.

눈물 바다가 된 ‘런닝맨’과 달리 ‘미운우리새끼’는 이날 ‘SBS 연예대상’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았다. 신동엽의 대상을 비롯해 방송작가상(육소영), 프로듀서상(박수홍), 올해의 프로그램상(‘미운우리새끼’),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서장훈), 쇼·토크부문 최우수상(김건모) 등 6관왕의 영예를 안게되면서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날의 주인공이 ‘미운우리새끼’였던 만큼 프로그램의 주인공인 어머니들과 개인 사정상 참석하지 못한 김건모와 한혜진의 부재가 아쉬움을 더했다. ‘미운우리새끼’ 팀에서 수상자가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어머니들의 사진과 서장훈, 신동엽이 수상소감을 통해 어머니들의 활약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수상자들은 특히 ‘미운우리새끼’ 출연자 어머니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리며 기쁨을 함께 나눴다.

‘미운우리새끼’ 멤버들 / 사진=SBS ‘연예대상’ 캡처
‘미운우리새끼’ 멤버들 / 사진=SBS ‘연예대상’ 캡처
최근 ‘런닝맨’은 매끄럽지 못한 개편 과정으로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멤버 교체에 관한 민감한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멤버들과 시청자들에게 상처를 줬고 결국 종영을 결정한 바 있다. 이같은 논란에 이날의 씁쓸함은 더 크게 느껴졌다. 사실 논란을 떠나 따져봐도 2016년은 ‘미운우리새끼’의 압승이었다. 전성기와 달리 6%대로 부진한 시청률 성적을 내고 있는 ‘런닝맨’과 달리 ‘미운우리새끼’는 10%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각광받고 있기 때문. 여기에 어머니들이 주인공이라는 신선한 시각과 네 싱글남들이 보여주는 자연스럽고 새로운 모습들은 게스트만 바뀌는 식의 ‘런닝맨’과 완전히 다른 재미를 주며 올해 시청자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게 됐다.

‘런닝맨’은 지난 7년간 SBS 대표 예능 프로그램으로 자리해왔다. 하지만 다가오는 2월 종영을 예고한 만큼 이제는 그 영광을 다른 프로그램에게 물려줄 때가 됐고 ‘SBS 연예대상’을 통해 종점에 다다랐다. 그 바통은 ‘미운우리새끼’가 이어받게 됐다. ‘미운우리새끼’가 ‘런닝맨’과 같은 SBS 대표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까.

김유진 기자 yo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