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긋지긋한 통풍, 벌집으로 치료
국내 연구진이 벌집 성분으로 통풍을 치료하는 방법을 알아냈다. 통풍은 발가락 등 관절에 심각한 통증을 유발하는 질병으로 해마다 환자가 10%씩 늘고 있다. 그동안 통증을 잠시 완화하는 약물 외에는 별다른 치료법이 없던 통풍 치료에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주영 가톨릭대 교수 연구진은 벌집 구성 성분인 프로폴리스에 많이 함유된 카페인산페네틸에스터(CAPE)가 통풍의 통증을 유발하는 염증조절복합체 형성을 방해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5일 발표했다.

통풍의 원인은 요산이라는 물질 때문이다. 체내 요산이 쌓이면 요산 농도가 높아지고 이로 인해 요산염 결정이 관절 연골, 힘줄, 주변 조직에 침착된다. 관절에 심각한 염증이 생기면서 참기 어려운 통증을 동반한다.

몸 안에서 요산염 결정을 인지하는 건 NLRP3 수용체라는 단백질이다. 이 물질은 다시 ASC 등 두 개 단백질과 결합해 염증조절복합체를 형성하면서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연구진은 벌집에서 얻은 CAPE가 염증조절복합체 형성에 관여하는 ASC 단백질에 직접 결합해 복합체 형성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CAPE를 급성통풍에 걸리게 한 실험쥐에게 먹이자 부기가 빠지면서 염증을 유발하는 사이토카인 분비가 억제됐다.

이 교수는 “소염진통제인 비스테로이드소염제(NSAIDs)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라며 “6년간 연구 끝에 통풍을 치료할 수 있는 직접적 원인 물질의 작용 메커니즘을 찾았다”고 말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리포트’(9일자)에 소개됐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