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전문 대행회사와 손잡고 혼밥족에 맛집 음식 신속 전달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한 배달 서비스가 자영업자들의 새로운 생존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기불황으로 저가 음식점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는 데다 대형 쇼핑몰이 푸드코트에 맛집을 유치하는 등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는 “스마트폰이 활성화되면서 자영업자들도 얼마든지 앱을 활용해 주도적으로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며 “혼밥족(혼자 밥을 먹는 사람), 도심 외곽의 외식 수요 등이 늘어나면서 맛집 배달 서비스는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맛집 배달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은 서울 강남지역이다. ‘배민라이더스’와 ‘푸드플라이’가 이끌었다. 두 업체는 배달직원을 본사에서 직접 채용해 배달한다. 고객이 앱을 통해 선택한 맛집 메뉴를 주문하면 맛집에 대신 주문을 하고, 채용된 회사 소속 배달기사가 해당 가게에 방문해 포장된 음식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시스템이다. 요즘은 각 지역의 배달대행전문업체와 제휴해 맛집 음식을 배달해주는 회사도 등장했다. 맛집 정보 앱인 ‘식신히어로’는 배달대행전문 업체인 ‘생각대로’와 제휴했다. 생각대로는 전국에 배달기사를 약 1만여명 보유하고 있다. 식신히어로는 생각대로와 함께 현재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 200여 곳의 맛집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반응이 좋아 내년 1분기에 서울 전 지역으로, 내년 말까지 전국 맛집 음식을 배달하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강남구 가로수길의 유명 음식점인 ‘목포집’은 식신히어로를 통해 하루평균 10건 이상의 배달 주문을 받고 있다. 서울 강남의 유명 음식점 사장 김모씨(56)는 “작년까지만 해도 줄 서는 맛집으로 유명했는데 주변 대형 할인마트가 리모델링을 하면서 맛집을 대거 입점시키는 바람에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배달 서비스 시작 이후 월평균 매출이 20% 늘어 요즘엔 더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배달 앱인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통’이 처음 등장했을 땐 주로 규모가 작은 동네 식당들이 이용했지만 최근 배달 앱 시장 규모(작년 기준)는 2조원으로 성장했다. 맛집 배달 시장도 성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점포 수익성이 점점 악화되고 있는 맛집들이 판매와 유통채널을 다각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병익 식신히어로 대표는 “혼자 생활하는 소비자, 외부 활동을 피하고 자신만의 공간에서 안락함을 추구하는 ‘코쿤(cocoon·누에고치)’족 등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맛집 배달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말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