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수경 기자]
공기남X고닥 ‘그대의 편이 돼 줄게’ 커버 이미지 / 사진제공=화락엔터테인먼트
공기남X고닥 ‘그대의 편이 돼 줄게’ 커버 이미지 / 사진제공=화락엔터테인먼트
완성도가 높은 음악은 오래 들었을 때 태가 난다. 공기남녀의 공기남과 어쿠루브의 프로듀서 고닥이 의기투합한 컬래버레이션 시리즈가 그 예다. ‘투정부리고 싶은데’부터 ‘이 밤이 외로워’, ‘그대의 편이 돼 줄게’까지, 고닥의 오리지널리티에 공기남의 노련함, 보석 같은 음색의 김은지(406호 프로젝트)와 멜튼(굿나잇스탠드)의 조합은 시간이 지나도 처음 듣는 것처럼 마음에 와 닿는 수작의 탄생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또 어떤 스테디셀러로 듣는 이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지 기대하게 만드는 스승과 제자, 공기남과 고닥을 만나 그들의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10. 공기남X고닥 컬래버레이션이 벌써 세 번째인데, 탄생 배경이 궁금하다.
공기남 : 처음엔 고닥과 제자로 만났다. 그 때가 고닥이 어쿠루브의 새 멤버로 영입되고, 나도 공기남녀라는 팀을 결성했던 시점이기도 했다. 만남 자체에 여러 의미가 있어서 언제 한번 기회가 되면 시리즈로 컬래버레이션을 해 보자고 뜻을 모았었다.

10. ‘그대의 편이 돼 줄게’ 작곡·작사 작업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고닥 : 곡의 초안을 먼저 만들고 공기남 선생님한테 보여드린 다음 다듬어나갔다. 가사는 남자친구가 있는 이성 친구를 사랑하는 감정은 어떨지 상상하면서 작사했다.

10. ‘그대의 편이 돼 줄게’를 처음 들었을 때는 짝사랑보다 위로의 감정이 좀 더 진하게 느껴졌는데, 의외다.
고닥 : 사실 반반이다. 작사를 할 때 어떤 한 주제를 명시하면 곡 자체가 그 감정으로만 국한될 수 있다. 그래서 주제는 짝사랑이지만, 결국은 이 안에 다른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충분히 가사에 공감할 수 있게 곡을 썼다.

10. 고닥은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에서 진행한 ‘빈티지 박스’ 프로젝트의 첫 번째 주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리메이크한 곡을 들어보니 어땠나.
고닥 : 처음에 연락받고 너무 놀랐다. 매드클라운 형은 중학교 때부터 거의 10년 동안 팬이었다. 너무 존경하는 분이었는데 내 노래를 리메이크 해 주셔서 굉장히 감사했고, 그래서 내 노래지만 너무 잘 듣고 있다.(웃음)

10. 공기남은 그간 OCN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 tvN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 MBC 드라마 ‘불어라 미풍아’ OST에 음악 감독과 작곡가로서 참여하기도 했다. 뮤지션의 길은 어떻게 걷게 된 건가.
공기남 : 사실 음악인으로 살아온 지는 14년 째인데, 처음엔 작곡가로 데뷔를 했었다. 그런데 점점 음악을 하면서 행복하다는 생각보다는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일이 뭔지 생각을 해 봤는데 바로 노래하는 일이었다. 사실 메이저 가수들이랑도 작업도 많이 했었고 어느 정도 입지도 쌓아놨던 터라 다시 인디 신으로 내려가야 된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그래도 한번 사는 인생,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해 보자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고 공기남녀로 데뷔를 한 거다.

10. 공기남은 이번 고닥과의 컬래버레이션 말고도 신세경·컬투의 정찬우·유준상 등 배우와 개그맨 등 다양한 분야의 연예인들과도 협업했었다. 컬래버레이션을 좋아하는 편인가.
공기남 : 나는 음악하는 사람들은 다 잘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1인 기획사를 내서 제작도 할 줄 알아야 하고, 싱어송라이터도 할 줄 알아야 하고, 흔들림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음악도 할 줄 알아야 참다운 음악인의 길을 걷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도 음반 제작을 직접 하고 있는데, 배우나 개그맨들과의 작업이 굉장히 재밌게 느껴져서 협업하게 됐었다. 요즘에는 공기남녀 자체의 색깔을 좀 더 또렷하게 구축하고 싶어서 피처링 작업은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10. 고닥이 컬래버레이션 하고 싶은 뮤지션은.
고닥 : 개코. 비교적 어렸을 때 음악을 시작했었는데, 처음 음악을 시작했었던 계기가 개코 형의 랩 가사였다. 그래서 같이 작업하는 것이 꿈과 목표였다. 그래서 힙합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했었다.

10. 공기남이 지향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가.
공기남 : 진짜 소통을 할 수 있는 음악이다. 내 노래를 듣고 힘을 얻었다고 하는 리뷰를 볼 때 음악가의 길을 걷길 잘했다고 생각이 든다.

10. 어쿠루브가 지향하는 음악은 어떤 음악인지도 궁금하다.
고닥 : 나도 사람들이 우리의 노래를 듣고 위로를 얻었다는 글을 보면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을 느낀다. 또 어쿠루브의 가사는 어렵지 않고 솔직하다. 누구나 경험할 법한 이별이나 만남을 소재로 작사를 많이 했다. 누가 들어도 내 얘기 같은 노래를 만들고 싶어서다. ‘젊은 사랑’을 노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10. 얼마나 젊은 사랑인가.
고닥 : 예를 들어, 이승철 선배나 이선희 선배의 음악이 모든 연령층을 어우르는 듯한 느낌이라면, 어쿠루브는 좀 더 솔직한 가사와 풋풋한 감정을 노래에 담았다. 청춘들의 사랑이랄까.

10. 각자의 노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고닥 : ‘지금 이 순간에도.’ 올해 낸 정규 1집 앨범 ‘First Step’이 기존의 곡들과 새로운 곡들을 묶어 만든 앨범인데, 타이틀 곡을 정할 때 의견이 갈렸었다. 재희(어쿠루브 보컬)는 ‘겨울 밤바다’를,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세션 작업을 도와주는 소울맨 형은 ‘우연이라도’를 주장했었다. 그러다 ‘우연이라도’에 양보를 했는데 아직까지도 ‘지금 이 순간에도’가 타이틀 곡이 됐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웃음)

공기남: ‘말할 수 없는 비밀.’ 그 당시에 사실 공기남녀를 그만두려고 했다. 내가 제작자이다 보니 좀 힘든 순간이 오더라. 남녀 혼성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도 않고. 나는 가수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생겼었던 시점이라 마지막으로 단합해보자는 생각으로 냈던 곡인데 반응이 좋았다. 멈추지 말고 공기남녀 활동을 계속 하게 해 준, 의미 있는 곡이라 가장 애착이 간다.

10. 각각의 2016년은 어떤 해였나. 내년 계획은.
공기남 : 지금까지 음반 제작, 작곡가, 음악 감독, 가수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해왔는데, 올해 한국예술원 보컬과 교수로 초빙되면서 종합 음악인으로서 인정받았던 해였던 것 같다. 가장 좋았던 건 고닥이랑 같이 한 컬래버레이션이다. 선생과 제자로 만나서 컬래버를 한 음악인들은 우리가 처음이라, 어떤 의미로는 한 획을 그은 것 같고 나이가 들어서도 되돌아볼 수 있는 무언가를 남겼다는 게 참 뿌듯하다.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잘 마무리했고, 그렇게 마무리한 결과물이 사람들한테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껴서 좋았던 해였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다시 음악 감독의 길을 걸을 예정이다.

고닥 : 첫 번째 정규 앨범도 내고 콘서트도 했다. 이 두 가지가 3년 동안 활동하면서 가졌던 오랜 숙원이었는데 이뤄서 너무 기뻤다. 내년에는 더 좋은 앨범과 더 다양한 활동으로 찾아 뵐 예정이니 기대하셔도 좋다.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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