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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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변형식품(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 표시 개정안이 내년부터 시행된다. 함량이나 비율에 상관없이 유전자 변형 DNA나 단백질이 검출되면 표시하도록 한 법안이다. 하지만 허점이 많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GMO는 유전자를 변형한 생물체를 말한다. 인류는 오래전부터 교배나 육종을 통해 인류의 기준으로 더 우수한 유전자를 가질 수 있도록 농작물을 변형해 왔지만, 이는 같은 종이나 속에 속하는 것끼리의 인위적 교배였기 때문에 GMO라 불리지는 않는다.

GMO라 불리는 것에는 종을 뛰어넘는 생물분류학상 이질적인 것, 혹은 미생물, 심지어는 인간의 유전자가 삽입되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GMO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변형이라는 의미를 지닌 modified보다는 조금 더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 ‘조작’이라는 뜻의 manipulated를 사용하기도 한다.

GMO는 우리 몸에 유해할까. 이 문제에 대해 분명히 밝혀진 바는 없다. 복잡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GMO는 인체에 무해함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테스트를 거치지만 유전자 변형 과정에서 새로운 유전자, 바이러스 혹은 독성물질이 생성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기존 검출 방식으로는 전혀 알 수 없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동물실험 기간에도 문제가 있었다. 기존 동물실험은 최대 90일을 넘지 않았지만 2012년 프랑스 캉대 연구진이 발표한 유전자 변형 옥수수 NK603의 2년에 걸친 동물실험 결과에 따르면 실험 쥐에서 유선종양이 발견됐고 암컷의 병세가 더 심각했으며 조기 사망률도 높았다. 유방암에 잘 걸리는 쥐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거나 건강하게 생존한 쥐가 존재했다는 점 등에서 실험 과정이 과학적이지 않았다는 반박이 있는 실험이었다.

한국은 현재 GMO 수입량이 세계 2위를 차지하는 국가다. 한국은 올해까지 식품 원료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5순위까지만 GMO 성분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상 제조 및 가공 후에 유전자 변형 DNA나 단백질이 남아 있는 유전자 변형 식품에만 GM 표시를 한정하기 때문에 가공 과정에서 GMO가 들어가거나 가축이 GM 사료를 먹었는지는 알 수 없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GMO 표시 개정안에 따르면 가공식품에 유전자 변형 DNA나 단백질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GMO 식품이라고 표시해야 한다. GMO 사용을 알리는 문구 크기를 키우도록 해 가독성을 높이고자 했다.

그러나 GMO를 원료로 사용했더라도 제조 공정을 거친 뒤 유전자 변형 DNA나 단백질이 검출되지 않으면 예외로 둬 ‘반쪽 개정안’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가 참고하면 좋은 것이 클린 라벨이다. 1990년대 영국에서 등장한 클린 라벨은 합성물이 첨가되지 않고 안전한 가공 처리를 거친 원료를 간결하고 알기 쉽게 표시한 식별표다. 영국 소비자는 영양 성분표와 원재료 등을 꼼꼼하게 살피기 시작했고 안전이 우선시되는 영유아식부터 클린 라벨이 부착됐다.

이동찬 한경머니 기자 cks8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