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기창 기자=이달 9일 오전 6시5분께 경기 여주시 능서면 중부내륙고속도로 하행선 남여주IC 인근에서 차량 연쇄추돌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수습 과정에서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소속 김원식 경감(당시 경위)이 3.2t 트럭에 받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처럼 교통사고 현장에서 사고를 수습하다 빠른 속도로 지나가는 차량이 사람 또는 차량을 치어 2차 교통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다.

경찰청은 2차 사고를 막고자 현장 통과 차량의 저속주행을 유도하고 사고 처리에 필요한 안전공간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매뉴얼을 개선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은 사고 직후나 후속 사고 대응을 위해 실질적으로 차량 속도를 낮출 방안이 필요하다고 보고 '트래픽 브레이크'(traffic brake)를 도입하기로 했다.


트래픽 브레이크는 긴급자동차가 경광등을 켜고 사이렌을 울리며 사고 현장 앞에서 지그재그로 운행해 후속 차량 속도를 낮추는 방법이다. 별도 장비 없이 긴급자동차만으로 후속 차량 속도를 낮출 수 있어 사고 현장에서 초기 대응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앞으로 현장에서 이 방법을 적극 시행해 사고 수습 후 모든 인력·장비가 철수할 때까지 통과 차량 속도를 시속 30㎞ 이하로 유지할 방침이다. 저속주행 유도가 필요하면 차로를 추가로 차단하고, 갓길로 차량 등을 모두 옮기고서도 통행 속도가 높으면 최하위 차로까지 차단해 안전공간을 확보한다.

경찰은 23일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에서 소방당국 등과 함께 트래픽 브레이크를 활용하고 안전공간을 확보하는 합동훈련을 할 예정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13년부터 올 11월까지 전국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서 발생한 2차 교통사고로 127명이 사망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들은 사고 현장 주변에서 일시 정체가 발생하더라도 모두의 안전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경찰 안내에 따라 질서를 지키고 양보운전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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