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다른 역할을 못하는 ‘옥상옥’으로 비판받아온 금융지주회사의 권한이 앞으로 크게 강해질 전망이다. 반면 은행 계열 금융그룹의 핵심 자회사인 은행은 사업부문별로 두세 명의 최고경영자(CEO)를 둘 수 있게 돼 은행장 역할이 상대적으로 축소된다. 지금은 한 은행에 은행장이 한 명뿐이지만 향후엔 개인금융 기업금융 자산관리 등 부문별로 복수의 은행장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금융연구원은 22일 열린 금융지주사 발전 방안 공청회에서 지주회사 권한을 크게 강화하는 내용의 금융위원회 용역 보고서를 발표했다.

금융당국은 지주회사 회장이 은행 사업부문장에게 인사권 등을 위임하고 실적 등에 책임을 지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은행별로 복수의 사업부문장이 사실상 CEO 역할을 맡아 해당 사업부문을 이끌게 된다. 삼성전자가 무선, 반도체, 생활가전 등 부문별 대표인 사업부문장을 선임해 경영하는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은행에도 이 같은 사업부문제가 도입되면 성과주의 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홍성기 금융위 금융제도팀장은 “사업부문장의 권한과 책임 등을 법으로 담는 것은 또 다른 규제가 될 수 있어 최소화하려고 한다”며 “금융지주회사들이 필요한 경우 자율적으로 작동시킬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욱진/이현일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