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김하늘, 이원근, 유인영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하늘, 이원근, 유인영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하늘의 얼굴이 질투로 일그러졌다. 여태껏 본 적 없는 소름 돋는 얼굴이었다. 질투 그 이상의 문제작이 탄생했다.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 제작 외유내강)는 계약직 여교사 효주(김하늘)가 정교사 자리를 치고 들어온 이사장 딸 혜영(유인영)과 자신이 눈 여겨 보던 남학생 재하(이원근)의 관계를 알게 되고, 이를 이길 수 있는 패를 쥐었다는 생각에 다 가진 혜영에게서 단 하나 뺏으려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김하늘은 계약직 여교사 효주 역을 맡아 열등감과 질투로 일그러진 면모를 선보였다.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왕십리 CGV에서 열린 ‘여교사’ 언론시사회에서 김하늘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굴욕적이고 열등감을 느끼고, 자존심을 상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센 감정이 많아서 내가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데 대본을 덮고 나서 몇 분 동안 멍했다. 효주에 대한 감정이 나한테 세게 왔고, 여운이 많아서 이 친구에 대해서 애정이 많이 생겼다”면서 “효주를 연기하면 어떨까? 이 친구의 깊은 감정을 배우로서 표현하면 어떨까? 라는 욕심이 생겨서 영화를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효주의 열등감을 폭발시키는 혜영 역의 유인영은 “시나리오를 재밌게 읽었다. 김태용 감독의 ‘거인’을 재밌게 봤다. 감독님께서 나도 모르는 내 모습을 표현해줄 수 있지 않을까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다. 혜영과 효주의 감정 기복선이 흥미로웠고 재밌었다. 여자 중심의 영화 자체만으로도 하고 싶고, 꼭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태용 감독,김하늘, 유인영, 이원근이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제작 외유내강)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김태용 감독,김하늘, 유인영, 이원근이 21일 오후 서울 성동구 행당동 CGV왕십리점에서 열린 영화 ‘여교사'(감독 김태용·제작 외유내강) 언론시사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무용특기생 재하 역을 연기한 이원근은 “묘하고, 얄미운 듯한 캐릭터가 매력적이었다. 발레는 한 달 조금 넘게 연습할 시간이 있었는데 발레를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면서 “하루에 10시간에서 12시간 정도 하루도 안 빠지고 연습을 했다. 감독님과 발레 선생님이 애정을 쏟아주셔서 거기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고 했다”고 전했다.

연출을 맡은 김태용 감독은 “생존을 위해 무엇인가를 포기하는 사람의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여교사’를 통해 생존을 위해 자존감을 포기한 여자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사람한테 자존감과 열등감이 어디까지 치달을 수 있을지 보여드리고 싶었다”면서 “더불어 여교사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 김하늘에게 볼 수 없었던 깊고 어두운 새로운 모습을 관객들과 함께 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하늘은 드라마 ‘로망스’를 통해 선생님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그는 “선생님 역할을 많이 맡았는데, 이번 선생님 역은 기존과 많이 달라서 기존의 저를 많이 사랑해줬던 분들이 어떻게 느끼실지 많이 궁금하다”며 “다른 색깔의 선생님이지만 다른 느낌의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었다. 응원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여교사’ 이미지 / 사진=필라멘트픽쳐스 제공
‘여교사’ 이미지 / 사진=필라멘트픽쳐스 제공
‘여교사’는 단순히 여교사와 여교사, 여교사와 남학생이라는 일차원적 관계에 그치지 않고 효주라는 인물이 가진 내면의 심리와 타인으로 인해 인간이 어디까지 흔들릴 수 있는가에 대해 입체적으로 주목한다. 질투와 모멸감, 열등감을 넘어선 효주와 혜영의 위태로운 감정이 요동치며 파격적인 전개로 펼쳐진다. 여기에 흙수저와 금수저 혹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문제 등 현실적인 시대 화두를 건드리기도 한다.

김하늘은 “얘기를 하고 싶고, 듣고 싶고,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고 싶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내 캐릭터와 영화에 대해서 흥미롭게 촬영한 작품이다. 관객들이 보면 어떤 감정이 들지 궁금하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4일 개봉.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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