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김준수 / 사진제공=씨제스컬쳐
김준수 / 사진제공=씨제스컬쳐
더 진해지고, 깊어졌다.

뮤지컬 ‘데스노트’가 내년 개막을 앞두고 지난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 신천동 롯데 콘서트홀에서 쇼케이스를 개최하고, 주요 넘버 시연에 나섰다.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데스노트’는 내년 1월 다시 한 번 관객들을 만난다. 이 작품은 우연히 데스노트를 주워 악인들을 처단하는 천재 대학생 라이토와 이에 맞서는 명탐정 엘(L)이 두뇌 싸움을 펼치는 내용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구성한 뮤지컬이다.

당시 엘(L) 역을 맡아 가능성과 실력을 인정받은 김준수의 재연으로 이목을 끌며, 더욱이 그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이라 국내는 물론 해외 팬들의 반응도 뜨겁다.

이날 쇼케이스에는 김준수, 한지상, 박혜나, 강홍석, 벤, 서영주 등 주요 배우들이 나서 커튼콜을 포함해 총 15곡을 열창했다.

한지상 / 사진제공=씨제스컬쳐
한지상 / 사진제공=씨제스컬쳐
오프닝은 새롭게 합류한 한지상이 ‘정의를 어디에’를 부르며 열었다. 이어 사신 역을 맡은 강홍석과 박혜나가 ‘불쌍한 인간’을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한지상의 ‘데스노트’와 강홍석의 ‘키라’가 작품의 강렬함을 고스란히 드러냈으며, 동시에 객석의 반응도 뜨거워졌다.

박혜나와 강홍석은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데스노트’를 선택, 한층 농익은 표현력을 뽐내며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쇼케이스라 본 공연처럼 분장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표정과 행동 등을 통해 최대한 캐릭터처럼 살렸다.

이어 이번에 합류한 벤과 재연인 이수빈의 ‘나의 히어로’가 잔잔한 감동을 더했다. 두 사람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는 ‘데스노트’를 빛나게 할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

김준수 역시 그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쌓은 경험과 내공을 바탕으로 지난해보다 더욱 강렬하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목소리엔 힘이 넘쳤고, 엘의 캐릭터에 맞는 표정과 익살스러운 대사까지 본 공연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였다.

뮤지컬 ‘데스노트’의 주역들/ 사진제공=씨제스컬쳐
뮤지컬 ‘데스노트’의 주역들/ 사진제공=씨제스컬쳐
이날 쇼케이스는 오케스트라와 앙상블이 무대에 올라 약 90분간 진행됐다. 공연장을 찾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네이버 V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돼 더 많은 이들이 ‘데스노트’의 명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마이크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배우들의 유연한 대처로 무사히 넘어갔다. 박혜나와 벤의 ‘잔인한 꿈’의 무대에서 벤의 마이크가 나오지 않았던 것. 두 사람이 노래를 주고받는 상황이었기에 한쪽의 마이크 사고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터. 하지만 박혜나는 황급히 자신의 마이크를 들고 벤의 옆에 섰고, 벤은 그의 마이크로 노래를 불렀다. 두 사람은 하나의 마이크로 호흡을 맞추며 위기를 모면했다.

박혜나의 유연한 대처가 무대를 비교적 자연스럽게 이어갈 수 있게 했다. 그의 노련함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아울러 벤 역시 금세 당황함을 거두고 곡에 집중해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냈다.

무대가 끝난 뒤 벤은 “개막이 2주 남았다. 오늘 보내주신 환호와 에너지로 더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공연으로 보답하겠다”고 정중히 사과했다. 김준수도 쇼케이스의 끝 무렵 “안타깝게도 벤의 마이크 사고가 있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길 바라며, 본 공연에서는 완벽하게 준비해 정돈된 무대를 보여드릴 것”이라고 거듭 사과의 뜻을 내비쳤다.

한지상과 김준수의 ‘어리석은 사랑’, ‘정의는 어디에’란 곡으로 이날 쇼케이스는 막을 내렸다. 개막에 앞서 주요 넘버를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쇼케이스를 통해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데스노트’ 팀. 배우의 변화로 인한 새로움과 한층 깊어진 배우들의 합이 조화를 이뤄 공연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 충분했다.

‘데스노트’는 내년 1월 3일부터 26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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