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와 백화점 등의 내년 설(1월28일)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에서 5만원 이하 선물세트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이마트에선 5만원 이하 상품이 전체의 98%를 차지했고, 롯데백화점에선 지난해보다 5만원 이하 선물 매출이 54% 늘었다. 공직자 등에게 5만원 이하 선물까지만 허용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시행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마트는 지난 8~18일 설 선물세트 사전 예약판매 결과, 5만원 이하 선물세트가 전체 판매 수량의 98%를 차지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작년 동기 대비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매출은 418%, 5만원 초과 선물세트는 94% 증가했다.

최훈학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이번 설이 김영란법 시행 후 처음 맞는 명절이라서 5만원 이하 선물 세트가 많이 나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고가 선물 비중이 높았던 백화점에서도 실속형 선물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이 5~19일 설 선물세트를 예약판매한 결과, 5만원 이하 선물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54% 늘었다. 전체 선물세트 매출 증가율(20.4%)의 2.7배 수준이다.

롯데백화점은 설 선물 매출을 늘리기 위해 사전 예약판매 행사를 작년보다 엿새 앞당겨 하고 5만원 이하 선물 비중을 작년보다 60% 이상 늘렸다. 인기 상품인 호주 청정우 세트와 건과 혼합세트, 실속 굴비세트 가격을 모두 4만9000원으로 정했다.

오는 26일부터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를 하는 현대백화점도 5만원 이하 선물세트 물량을 지난해보다 30% 확대하기로 했다. 5일부터 예약판매에 들어간 롯데마트도 5만원 이하 선물 비중을 작년보다 28% 늘렸다. 개인 소비자 구매가 많은 선물세트 본판매 기간에도 전체 신선식품 선물세트 중 54%를 5만원 이하로 구성할 계획이다. 작년 설(43.7%)보다 10%포인트 이상 늘렸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김영란법 영향으로 실속형 선물을 주고받는 게 대세가 되면서 5만원 이하 선물을 찾는 소비자가 늘었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