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이 현대자동차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에서 즐거워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어린이들이 현대자동차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에서 즐거워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건 따로 있는 것 같다. 현대자동차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고 있는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에서도 그랬다. 다섯 살짜리 딸아이는 평소 자동차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이곳에선 두 시간 넘도록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차를 전시하고 체험해볼 수 있도록 해서다.

현대차는 지난 4월 DDP 4층 디자인놀이터(1892㎡·약 570평)에서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를 시작했다. 1인당 4000원의 유료 전시회임에도 개막 보름 만에 관람객 1만명을 돌파했고,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달 누적 관람객 7만명도 넘어섰다. 현대차는 내년 4월까지 10만명 이상이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릴리언트 키즈 모터쇼는 어린이들이 상상해서 그린 자동차를 모형으로 제작해 아이들이 타볼 수 있도록 전시한 행사다. 올해 1~2월 유치원생과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미래 자동차 그림을 공모했고, 접수된 7322점 중에 우수작 14개 작품을 선정했다.

전시장을 사막, 숲, 하늘, 바다, 도시 등 5개 테마존으로 나눴고, 존마다 2~3종의 모형 자동차를 전시했다. 숲 존에는 텐트를 실은 ‘캠핑 자동차’가, 도시 존에는 별을 뿌리며 달리는 ‘별을 쏘는 자동차’ 등이 전시됐다.

어린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자동차는 운전석에서 노래를 부르면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하늘 비눗방울 자동차’(하늘 존)와 자석 낚시로 모형 물고기를 낚아볼 수 있도록 꾸민 ‘아귀 낚시 자동차’(바다 존)였다. 차량마다 안내 요원들이 배치돼 부모가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아이들이 안전하게 스스로 체험해 볼 수 있었다.

자녀와 함께 방문한 김현주 씨(32)는 “별이 잘 보이지 않는 도시 하늘에 별을 쏴주는 자동차나 눈이 내리지 않는 사막에 사는 어린이를 위해 눈을 뿌려주는 자동차를 만들고 싶다는 어린이들의 생각을 실물로 표현했다는 점이 관심을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업체들이 스마트카와 자율주행차 기술을 선보이면서 수십 년 전 상상 속 자동차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며 “자동차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상상력을 키워야 한다는 게 이번 키즈 모터쇼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