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을 앞둔 여객기에서 부기장끼리 몸싸움을 벌여 경찰까지 출동하는 등 항공기 '비정상운항' 상황이 잇따라 벌어지자 당국이 국적항공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긴급소집해 "안전은 직접 챙겨라"고 경고했다.

국토교통부는 강호인 장관 주재로 16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내 한국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9개 국적항공사 CEO와 안전담당 임원이 참석하는 '항공안전 점검회의'를 열었다.

최근 비정상운항 상황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항공기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지난 2일 인천공항에서 미국 뉴욕으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는 승객들이 타기 전 부기장 2명이 기내에서 몸싸움을 벌여 경찰까지 출동했다.

이 때문에 여객기 출발은 40여분이나 늦어졌다.

5일에는 인천공항을 출발해 영국 런던으로 가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서 연기감지장치가 작동해 여객기가 러시아에 비상착륙했다.

같은 날 미국 괌에서 인천공항으로 오려던 대한항공 여객기는 통신장비 결함 탓에 운항이 14시간 지연됐다.

잇단 비정상운항에 더해 대한항공과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간 임금협상이 결렬되면서 조종사들의 파업도 예고된 상태다.

이번 점검회의에서는 최근 비정상운항에 대해 항공사들이 어떤 안전조치를 했는지 검토됐으며 미흡한 부분에 대한 추가 조치도 지시됐다.

또 항공종사자 갈등관리기법과 예방정비 강화대책, 비정상상황 발생 시 신속한 정보제공 방안 등도 논의됐다.

이날 강 장관은 "연말연시로 항공수요가 많아 항공안전관리가 절실해 CEO들이 안전을 직접 챙겨야 한다"면서 "항공안전이라는 견고한 주춧돌이 없으면 항공사의 성장과 존립도 없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점검회의에 앞서 김포공항 내 항공기 운항·정비 현장을 찾아 현장근무자들을 격려하고 엄격한 안전절차 준수를 당부하기도 했다.

(세종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