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닛산자동차를 되살린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사장이 연비조작으로 위기에 처한 미쓰비시자동차 회장으로 취임했다.

미쓰비시차는 14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곤의 회장 선임을 승인했다고 일본언론이 15일 전했다. 곤 회장은 주총에서 고객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하면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사임을 포함해 모든 책임을 지는 필달목표(必達目標)를 강조했다. 필달목표는 곤 회장이 프랑스 르노자동차에서 일본 닛산자동차에 파견돼 경영 위기에 처해 있던 회사를 재건시킨 비법이다.

미쓰비시차는 이날 전 직원 보수를 실적과 연동해서 지급하는 성과보수체계를 강화했다. 원래 미쓰비시상사 출신인 마스코 오사무(67) 사장은 유임됐다.

이날 주총에서는 임원보수 총액 상한을 실적과 주가 등에 연동시켜 내년부터 지금까지보다 3배 많은 30억 엔(약 301억 원)으로 늘리는 안건도 승인됐다. 임원보수 총액 상한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마스코 사장은 인재를 기용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놨지만, 곤 회장 취임이 배경인 것 같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지적했다.

미쓰비시차의 올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결산에서 세후 적자는 2천396억 엔에 달할 전망이다. 곤 회장이 2015년 닛산자동차에서 받은 보수는 10억7천100만 엔이다. 프랑스 르노자동차에서도 거액의 보수를 받고 있다.

고액보수에 대한 비판은 일본 안팎에서 강력하다. 곤 회장은 이에 대해 "보수는 실적을 올리기 위한 지렛대"라면서 "미쓰비시차의 보수제도는 고정급 의존이 심해 실적이 좋든, 나쁘든 그대로라서 경영원리에 반한다"고 반박했다.

미쓰미시차는 2000년대에 발각된 리콜 은폐 이후 인재유출이 계속됐고, 올해는 연비조작도 발각돼 소비자의 신뢰가 크게 손상됐다. 미쓰비시차 재건의 길은 험난할 전망이다.

tae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