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손예지 기자]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그룹 빅뱅(지드래곤, 탑, 태양, 대성, 승리)이 데뷔 10주년 겨울, 정규 3집을 내놓았다. 신보 ‘메이드 더 풀 앨범(MADE THE FULL ALBUM)’에는 지난해 ‘MADE(메이드)’ 프로젝트로 선보였던 8개 음원에 더블 타이틀곡과 신곡 ‘걸프렌드(GIRL FRIEND)’를 수록됐다. 더블 타이틀곡은 ‘에라 모르겠다’와 ‘라스트 댄스(LAST DANCE)’. 13일 0시 공개 직후부터 현재까지, 국내 8개 온라인 음원차트 1, 2, 3위를 석권했다. 공개 당일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에서 지붕킥(실시간 점유율 최고치)만 18번을 기록하고, 실시간 음원 이용자수 121만여 명을 돌파했다.

V.I.P(빅뱅 공식 팬클럽)뿐 아니라 대다수의 대중이, 이들의 음악에 목말라있었다는 반증이다. 팬들과 대중과, 그리고 빅뱅도 기다린, ‘빅뱅 10주년 완전체 컴백’ 비하인드 스토리.

10. 드디어 컴백했다.
대성: 작년부터 ‘MADE’ 프로잭트를 진행했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웃음) 죄송스러운 마음도 있지만, 그래도 시간 내에 완성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많이 사랑해주시는 걸 보니 노력이 날아가지 않은 것 같아 행복하다.

10. 군 입대 전 완전체 활동으로는 마지막이다.
승리: 더욱 더 감회가 새롭다. 다섯 명이서 완전체로 활동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입대 후) 당분간은 팬 분들, 대중 분들이 (빅뱅 완전체를) 보실 수 없다는 점이 아쉽고 서운할 수 있지만, 그렇기에 이번 활동에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

10. 이번 앨범에는 인트로(INTRO) 곡이 없다.
태양: 그렇다
대성: 헉. 생각도 못했다. 아웃트로(OUTRO)도 없다!(일동 웃음)
지드래곤: 신선한 질문이다.(웃음) 그러고 보니 싱글이나 미니 앨범은 항상 인트로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보통 한 앨범을 만들어 놓고, 앨범의 시작을 알리는 인트로를 마지막에 작업한다. 이번에는 ‘MADE’ 프로젝트로 공개한 음악으로 앨범을 채우다 보니 인트로까지는 생각을 못한 것 같다.

10. ‘MADE’ 프로젝트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새로운 시도였다. 지난해 4장의 싱글(‘M’, ‘A’, ‘D’, ‘E’)을 냈고, 1년 뒤 이를 모두 합친 ‘메이드 더 풀 앨범’이 나왔다.
지드래곤: 원래 싱글 앨범 발매 후 바로 ‘메이드 더 풀 앨범’이 나왔어야 했다. 싱글을 낼 때도 그랬지만, 기존에 미리 작업해 놓은 곡들이 있더라도 새로 작업한 곡이 더 좋으면 그 노래를 수록했다. ‘메이드 더 풀 앨범’으로 완성을 시켜야 하는데 저희 눈에 미흡한 점이 보이더라.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보니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저희가 잘못한 점이라 사과드린다.

10. ‘메이드 더 풀 앨범’은 데뷔 10주년 프로젝트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동시에 8년 만에 정규 앨범이기도 하다.
지드래곤: 정규앨범이 8년 만이라는 건 이번에 알았다. 저희가 약간 시간 개념이 없는 애들이다. 매해 계속 앞만 보고 달려왔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 같다. 요즘에도 투어를 하느라 공연하고 자고 일어나면 여기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계속 바삐 움직인다. 데뷔 후 10년이 지난 것도 사람들이 빅뱅 10주년이라고 말해주셔서 ‘벌써 10년이 됐구나’ 했을 정도다. 시간이 빨리 흘러갔다. 8년 만에 나온 것은… 어떻게 보면 지금이라도 나와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웃음) 정규 3집도, 만약 저희가 마음에 드는 앨범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면 다음을 기약했을 수도 있다. 시기적으로 다행히 근 몇 달 안에 좋은 곡이 나왔다. 이 정도면 우리 10주년에 정규 3집으로 마스터피스(masterpiece, 걸작)을 선보일 수 있겠다는 자신이 있었다.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10. 10년 동안 큰 사랑을 받아왔다.
태양: 저희끼리도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굉장히 감사한 일이다. (10년 동안) 가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저희의 음악들을 많은 분들께서 사랑해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행복하고 감사하다.

10. 10년이라는 큰 한 페이지를 넘겼다.
태양: 이제 다른 페이지로 넘어가야 하는 시기다. 빅뱅 그룹뿐만이 아니라, 멤버 개개인적으로도 더 성장해야 하는 시기다. 앞으로 저희가 어떻게 될 것이라고 미리 말씀드릴 수는 없다. 다만 10년 동안 저희가 해온 것들이 습관이 돼 있다. 저희가 생각하는 한 (스스로) 멋있고 자신이 있을 때, 군 복무로 인해 시간은 좀 걸릴지라도, 다시 뭉쳐서 하고 싶은 음악을 만들고 더 성장한 모습으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지드래곤: 지금까지 꽤 재밌고 알차게, 빼곡히 10년이라는 페이지를 잘 써왔다. 늘 좋은 일만 있었던 것도 아니다. 문제도 있었고, 그 문제를 이겨내기도 했고 주변 분들의 도움도 받았고, 음악적으로나 여러 가지로나 성장도 했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공백기도 있을 거고 다섯 명의 활동에 잠깐 백지가 있을 수도 있다. 다음 페이지를 어떻게 쓸지는 저희의 숙제다.

10. 한결같이 사랑받아온, 빅뱅 음악만의 차별화된 매력은 무엇일까?
탑: 저희는 저희가 작업을 하니까 그때그때 저희가 느끼는 것들을 표현한다. (그것들이)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정의내릴 수는 없지만, 빅뱅이 생각하는 음악을 그때그때 한다는 데 있다.
태양: 지금 많은 아이돌 분들이 작사·작곡을 잘 하신다. 다른 점을 꼽자면 다섯 명 각자 개성이 뚜렷하다. 어떻게 보면 단점이 될 수 있는데, 빅뱅의 음악으로 같이 만났을 때 오히려 더 큰 힘으로 발휘되는 게 장점이 아닐까?
지드래곤: 다섯 명의 캐릭터가 확실하다. 무대건 노래건 예능이건, 각자 멀티 플레이가 가능한 게 저희의 장점이다. 음악적으로 봤을 때는 조금 더 다양한 연령층이 들을 수 있는 노래를 저희가 선호한다는 거다. 4~50대 분들도 저희 노래를 들어주시고 불러주시는 것을 보면 ‘잘하고 있구나, 가수로서’라는 생각을 한다. 그럴 때 좀 뿌듯하고 보람을 느낀다.

10. 꾸준히 변화하는 것도 매력 중 하나다. ‘거짓말’(2007)과 ‘에라 모르겠다’(2016)가 전혀 다른 것처럼, 빅뱅의 음악은 늘 변화했다.
지드래곤: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가수지만 음악을 사랑하는 팬의 입장으로서, 많은 음악을 듣고 영향을 받는다. 그런 걸 트렌드라고 한다. 그때그때 선호하는 음악도 바뀐다. 데뷔 초반에는 하우스 장르를 많이 들었다. 자연스럽게 ‘거짓말’이라는 노래가 나왔다. 그 다음에는 EDM, 덥스텝 등 새로운 장르를 계속해서 공부하는 중다. 장르를 숙지하고 저희 것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에서 음반이 발표되니, 늘 변해왔다. 앞으로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수가 한 장르에 국한된다면, 물론 그 사람의 아이덴티티가 될 수도 있겠지만,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과는 다르다. 빅뱅은 좀 더 여러 가지 음악을 장르를 빅뱅스럽게 만들 수 있다는 게 도전이고 재미이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하게 될 것이다.

10. 음악을 하려면 철이 없어야 한다는 말이 있다.
지드래곤: 저희 되게 철 없다.(일동 웃음)
탑: 저희 나이에 맞는 말, 나이에 맞는 음악을 하려고 한다.
지드래곤: 표현을 조금 달리 하자면, 어떤 선배님이 하신 말씀을 저도 안다. 가수는 철들면 안 된다고 하셨다. 그 말인즉슨, 순수함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해석했다. 그렇다고 저희가 3,4 0대가 됐는데 마냥 어리광을 부리기에는 예의라는 것도 있고(웃음) 나이 대에 맞게 어른스러워지고 당연히 해야 할 도리를 할 것이다. 다만 음악 할 때만큼은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그렇게 생활한다. 아기들한테 질문했을 때 어른들이 생각지 못한 순수한 답이 나오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답이 진리일 때, 그런 느낌과 같다. 저희는 저희 또래 사람들과 똑같이 커 가고 나이 들어가지만 음악, 무대에서만큼은 순수함을 잃지 않으려고 한다. 저희만큼 무대 위아래가 다른 팀도 없는 것 같다.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빅뱅 /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10. 타이틀곡 ‘에라 모르겠다’는 어떤 생각이 담긴 곡인가?
지드래곤: 굉장히 철없는 감정이다.(일동 웃음) 에피소드를 말하자면, 저희랑 작업하는 작업진 분들도 부담이 크시다. 아티스트 대 아티스트로 협업하며 의견 충돌도 많이 생긴다. 각자 확고한 음악 세계가 있기 때문에, 한 반이 많은 사랑을 받으면 기분 좋은 만큼 ‘다음 앨범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한다. 다행히 아직까지 가수로서 크게 실패한 적이 없다. 과분한 사랑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계속해서 더 나은 앨범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크다. 이번에도 저희끼리 ‘어떻게 하지’ 한숨 쉬다 보니 1년이 지났다. 그러다가 한 분이 ‘에라, 모르겠다. 만들어 버리자’라는 말을 했는데, 그걸 테디 형께서 캐치하셨다. ‘에라, 모르겠다로 그냥 곡을 만들어볼까?’ ‘그래볼까요?’ 하다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10. ‘에라 모르겠다’는 그루브한 미디움 템포의 힙합 장르고 다른 타이틀곡 ‘라스트 댄스’는 R&B 슬로우곡이다. 빅뱅 표 ‘센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했던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지드래곤: 어느 순간부터 들었을 때 좋은 노래가 좋은 거고, 안 듣게 되는 노래는 별로인 거라는 단순한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도 ‘빅뱅, 센 노래로 무대서 또 난리치겠지?’ 사람들이 생각하실 때, 좀 더 한 발 물러났다. 팝하고 멜로한, 아무 때나 질리지 않고 쉽게 고개 끄덕이면서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
태양: 저희는 저희가 좋으면 사람들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한다.

10. 음악을 작업할 때 대중성도 염두에 두나?
탑: 계산해서 작업하지는 않는다. 어차피 컨펌해주시는 것은 양현석 사장님이다.
지드래곤: 사장님이 대중적인 귀를 가지셨다. 다행인 게 저희는 실험적인 곡을 매번 만드는데, 속된 말로 ‘까인다’라고 한다.(웃음) 정말 많이 까여봤다. 물론 그게 수장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역할이다. 빅뱅이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그룹이지 않나. ‘베베(BAE BAE)’ 때도 사실, ‘이 노래 어렵지 않을까?’ 했었는데 사람들이 재밌어 해주셨다. 일부러 사람들의 테이스트(taste, 취향)를 맞추려고 하지 않는다. 굳이 자기 복제를 할 것도 없다. 아티스트로서 발전도 없을 거고 음악을 만들 때 재미도 없을 거다. 혹여나 (대중들이) 관심 가져주지 않더라도 저희가 들었을 때 좋은 곡이면 사람들도 좋아할 거라는 간단한 생각으로 작업한다.
탑: 저희가 들었을 때 떳떳한 음악을 하면 행복한 것 같다.
지드래곤: 물론 곡을 다른 가수에게 써주는 입장이면, 성공할 수 있는 요소만 뽑아 쓸 수도 있다. 그런데 저희가 부르는 음악이기 때문에 저희가 부르면서 당당하고 좋아할 수 있는 음악을 쓴다. 아직까지 다행히 그걸 같이 좋아해주셨다

10. 신곡 ‘걸프렌드’도 또 다른 느낌이다.
탑: 만든 지 제일 오래 됐다. 빅뱅 멤버들이 제일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가 걸프렌드다. 가사도 팬들 생각하면서 썼다.
지드래곤: 빅뱅 초기 음악에 대한 향수가 있다. 원래 싱글 프로젝트 중 들어갈 노래였는데, 다른 노래들을 작업하면서 빠지게 됐다. ‘MADE’ 프로젝트의 목표는 전곡 다 다른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는 것이었다. 그래서 ‘걸프렌드’는 (정규까지) 아껴두었다.

손예지 기자 yeji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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