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이 한진해운 법정관리 사태 등 여파로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항의 연간 물동량이 줄어드는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세계 교역량이 급감했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올해 12월까지 전체 컨테이너 물동량이 20피트짜리 기준으로 1천941만6천개에 그쳐 지난해(1천946만9천개)보다 0.3%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14일 밝혔다.

수출입화물이 957만7천개로 지난해(936만3천개)보다 2.3% 늘어난 반면, 환적화물은 984만1천개에 머물러 2.6% 감소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적화물이 이처럼 줄어든 것은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로 해상교역량이 감소한 데다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사태로 환적화물이 이탈했고, 현대상선도 영업에 어려움을 겪은 때문이라고 항만공사는 분석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올해 1~10월 부산항에서 처리한 화적화물은 113만2천개로 지난해의 136만9천개보다 17.3%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은 1978년 국내 최초의 컨테이너 전용 터미널인 자성대부두 개장 이후 고속성장을 거듭하다가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11.0% 줄어든 적이 있다.

당시 수출입화물은 14.0%, 환적화물은 7.5% 감소했다.

2010년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최저 3.8%(2013년), 최고 18.5%(2010년)의 비교적 높은 성장률을 유지했으나 올해 7년 만에 줄었다.

지난해(1천10만5천개) 사상 처음으로 1천만개를 돌파했던 환적화물은 1년 만에 다시 900만개대로 주저앉았다.

항만공사는 내년 전망도 밝지는 않다고 전제하고 한진해운 환적화물의 이탈 최소화, 베트남·일본 서안지역·극동 러시아 등지의 신규 물량 적극 유치, 주요 선사들의 부산항 환적 유도 등에 마케팅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강부원 국제물류사업단장은 "한진해운이 수송했던 환적화물 105만개의 향방을 추적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며 "국내외 화주와 선사들을 대상으로 이동경로를 파악해 부산항을 떠나지 않도록 하는 데 노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항만공사 조사 결과 한진해운이 수송했던 북중국지역 환적화물을 중국 코스코가 가장 많이 흡수했으며, 이 화물들은 부산항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작다.

항만공사는 해운동맹 가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된 현대상선이 부산항 환적화물을 많이 늘리고, 내년에 출범할 SM그룹의 새로운 선사가 한진해운 네트워크와 물동량을 일정부분 복원하는 데 성공한다면 내년에 기대 이상의 물동량 증대를 이뤄낼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 단장은 "이를 위해 현대상선, SM그룹의 선사, 아시아 역내를 운항하는 중소 국적선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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