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영향에 주택담보대출 6.1조 급증
마이너스통장 등 나머지 대출도 6년6개월만에 최대 증가


지난 11월에도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대폭 늘었다.

정부가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주택시장 공급물량 축소를 담은 '8·25 대책' 등 가계부채 억제를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가시적 성과가 나오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상을 앞두고 폭증한 가계부채는 민간소비 위축, 금융불안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조정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16년 1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 잔액은 704조6천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으로 10월보다 8조8천억원 늘었다.

증가 폭이 한은이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8년 이후 매년 1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다.

2010∼2014년 11월 평균 3조9천억원의 2배가 넘고 대출 증가세가 뜨거웠던 작년(7조5천억원)에 비해서도 1조3천억원 많다.

또 전체 기간으로 범위를 넓혀 월간 증가액을 살펴보면 작년 10월(9조원) 이후 사상 두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 10월(7조5천억원)보다는 1조3천억원 많다.

부동산 시장의 영향을 받는 주택담보대출과 마이너스통장대출 등 신용대출이 모두 급증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29조4천억원으로 한달 사이 6조1천억원 늘었다.

매년 11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증가액이다.

김정훈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꾸준한 주택거래와 견조한 집단대출 취급으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며 "최근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대출을 미리 받으려는 수요도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약 1만1천 가구로 집계됐다.

은행의 가계대출에서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74조4천억원으로 2조7천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2010∼2014년 11월 평균 9천억원의 3배나 되고 작년 11월(1조6천억원)보다 1조1천억원 확대됐다.

기타대출 증가액은 2010년 5월(2조7천억원) 이후 6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런 급증세는 쇼핑·관광축제인 '코리아세일페스타'(9월 29∼10월 31일) 기간에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결제수요 때문이라고 한은은 분석했다.

가계대출과 달리 기업대출은 증가세가 둔화됐다.

11월 말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759조9천억원으로 2조6천억원 늘었다.

증가액이 10월(4조6천억원)의 57% 수준이고 작년 동기(4조4천억원)와 비교해도 눈에 띄게 줄었다.

대기업 대출잔액은 163조9천억원으로 7천억원 줄었지만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596억원으로 3조2천억원 증가했다.

대기업들이 연말 부채비율 관리를 위해 단기차입금을 많이 상환했고 중소기업은 부가가치세 납부를 위한 대출수요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중소기업 대출 가운데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은 260조5천억원으로 2조3천억원 늘었다.

가계부채의 취약고리로 평가받는 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매달 2조원 넘게 꾸준히 늘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11월 말 은행의 수신잔액은 1천462조8천억원으로 12조원 늘었다.

수시입출식예금이 기업의 결제성자금 유입의 영향으로 8조원 늘었고 정기예금은 3조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의 수신잔액은 5조7천억원 늘어난 485조3천억원으로 집계됐다.

머니마켓펀드(MMF)는 4조2천억원 늘었지만, 채권형 펀드는 3조3천억원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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