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판매 대수 비해 전시장 수 너무 많아" 지적
- 판매사들 적자 확대 등 시름에 FMK "지원 늘릴 것"

페라리마세라티 공식 수입사 FMK가 국내시장 공세를 강화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영업망 확충에 나서고 있지만, 판매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하면서 판매사들의 적자가 확대되는 등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4일 수입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판매망 확대에 나선 FMK는 LV위본, 라프리마천일, 라포르테천우와 딜러십을 맺고 현재 전국에 총17개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중 14곳, 7개의 전시장과 7개의 서비스센터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새로 생기거나 규모가 확대됐다. FMK는 앞으로도 서울 송파, 일산 서비스센터를 신설해 영업망을 확충할 계획이다.

FMK의 영업망 확대는 스포츠 세단 기블리의 인기와 최근 출시한 SUV 르반떼에 대응하기 위한 차원으로 파악된다. 하지만 업계는 연간(2016년11월말 기준) 1,200대 수준의 판매대수를 고려하면 이 같은 확장 속도는 과도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FMK는 경쟁사보다 판매와 마진이 낮은데도 불구하고 비슷한 수준의 영업망을 갖추게 됐다"며 "지금의 영업망은 과잉공급"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경쟁사로 꼽히는 포르쉐는 마세라티 판매량의 세 배 수준인 연간 3,000대 이상을 판매하고 있지만,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는 수는 각각 10곳, 8곳으로 마세라티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무리한 확장 전략에 따라 판매사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한 판매사는 올해 무려 2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는 적자 규모가 지난해 대비 6배나 급증했다. 지난해 소액 적자를 냈던 또 다른 판매사도 올해는 1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파악됐다. 자금 사정으로 개장 1년도 안 돼 사업을 접는 사업장도 있다. 천우는 지난해 11월 딜러십을 맺고 일산에 전시장을 열었지만 10개월 만에 자체적인 자금 문제 등으로 사업을 접고 지난 9월 프릭사에게 일산 전시장을 넘겼다.

아울러 수입사 FMK가 자체적으로 판매망까지 갖추고 있어 다른 판매사들보다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판매사별 현황과 전략을 모두 파악 가능해 자체 판매 시 마케팅이나 판촉 등 부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것.

최근 출시한 르반떼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도 판매사의 실적 악화 요인이다. 지난달 국내에 선보인 르반떼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국내 출시가 늦어지고 있다. 현재 파악된 르반떼 사전계약 대수는 300대 정도지만 공급 부족으로 이달 말까지 60대 정도만 국내 시장에 풀릴 예정이다. FMK는 내년에는 300대를 들여와 브랜드 합산 총 1,5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판매사의 실적 악화에 대해 FMK는 이탈리아 본사의 판매망 확대 전략에 따른 결과라면서도 향후 어려움을 겪는 판매사들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판매망 전략은 이탈리아 본사가 관여하는 부분"이라며 "연말 결산이 이뤄지면 적자와 관련된 지원 방안 등의 논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입 및 판매를 같이하는 것에 대해선 오해의 여지가 있어 FMK를 제외한 판매사를 더 많이 지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FMK 무리한 확장에 판매사들 고통 가중?

구기성 기자 kksstudi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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