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일본 혼다자동차가 동남아시아의 우버로 꼽히는 차량호출 서비스 '그랩'(GrabTaxi)에 투자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그랩은 12일(현지시간) 석 달 전 진행한 7억5천만 달러 규모의 자금모금에 혼다자동차가 참여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밝혔다. 혼다자동차가 투자한 정확한 액수는 밝히지 않았다. 그랩이 전통 자동차업체의 투자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외에도 소프트뱅크와 디디추싱(滴滴出行), 싱가포르 국영 투자펀드인 테마섹 홀딩스 등이 투자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랩은 2주 전에는 일본 최대 차량 리스업체인 도쿄 센추리와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이번 투자로 그랩은 주요 시장 가운데 하나인 인도네시아에서 세계 최대 차량호출 서비스인 우버와 경쟁할 동력을 확보하게 됐다.


우버는 지난주 인도네시아 족자카르타에서 오토바이 호출서비스인 '우버모터'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차량정체가 심한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 택시가 인기를 끈다는 점을 겨냥한 것이다. 이미 인도네시아 자체 스타트업인 '고젝'(Go-Jek) 역시 오토바이 택시 호출서비스를 제공해 크게 성장했고, 지난 8월에는 미국 대형 사모펀드로부터 총 5억5천만 달러를 투자받았다.

그랩도 인도네시아에서 오토바이 호출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시장에서 디디추싱에 밀려난 우버는 2025년까지 56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네시아에 공을 들이고 있고, 그랩은 우버에 밀리지 않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랩 측은 혼다자동차와 전면적인 파트너십을 계획하고 있다며,인도네시아에서 사업을 할 때 혼다의 오토바이를 활용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그랩은 현재 동남아 6개국, 31개 도시에서 차량호출은 물론 카풀, 배달,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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