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합병·선대확장 등으로 점유율 확대 시급"

현대상선이 세계 1, 2위 선사의 해운동맹인 2M에 정식 멤버로 가입하지 못하고 협력관계를 맺은 것이 부산항에는 어떻게 작용할까?

사실상 해운동맹 가입에 실패했기 때문에 부산항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있지만, 부산항만공사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강부원 부산항만공사 국제물류사업단장은 12일 현대상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돼 영업을 정상화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데 가장 큰 의미를 부여했다.

강 단장은 "경영난으로 인해 현대상선의 미래가 불확실해지면서 2년 전부터 부산항에서 처리하는 물동량이 상당한 정도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며 "2M과 선복을 매입교환하는 협력관계를 맺음으로써 앞으로 물량이 많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부산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부터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3년 8.9%에서 2014년 7.4%, 지난해 6.0%, 올해 상반기 5.6%로 낮아졌다.

현대상선이 사실상 2M 가입에 실패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현대상선의 현재 위상으로는 최선의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양측이 맺은 계약의 자세한 내용은 모르지만 2M이 현대상선에 일정 물량 배정을 약속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2M과의 협상에 따라 이전에 속했던 G6 해운동맹 때보다 할당된 선복량이 20%가량 늘어나게 됐고, 현대상선이 경쟁력 면에서 우위를 점한 북미 서안 운영항로도 기존 2개에서 3개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강 단장은 "현대상선이 일단 안정을 되찾은 만큼 앞으로 영업을 강화해 화주들의 신뢰를 되찾으면 유일한 국적 원양선사라는 이점을 활용해 화물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공백을 상당 부분 메워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황진회 해운산업연구실장도 2M과의 관계에 대해 "해운동맹에 정식으로 가입하지 못하고 낮은 수준의 협력관계에 그친 것은 아쉽지만 현대상선이 현재 처한 여건으로 봤을 때 최선이다"고 평가하고 부산항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황 실장은 "앞으로 현대상선이 인수합병이나 선대확장을 통해 점유율을 높이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대상선의 규모가 작아서 지금 같은 위상으로는 2M과의 협력관계가 끝나는 3년 뒤에 또 어떤 어려움을 겪을지 모르기 때문에 덩치를 키워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게 시급하다는 것이다.

(부산연합뉴스) 이영희 기자 lyh9502@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