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영화 ‘판도라’ 에서 열연한 배우 김주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판도라’ 에서 열연한 배우 김주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김주현은 2007년 영화 ‘기담’으로 데뷔했다. 그러나 공식 프로필 속 작품 수는 최근 개봉한 영화 ‘판도라’(박정우)까지 여섯 편밖에 되지 않는다. 스스로를 중고 신인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연예계 데뷔 후 김주현은 “치열하지 못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연기를 그만둘 생각을 하니 그 누구보다 절망적이었다. 다시 한 번 힘을 냈고, 드라마 ‘모던파머’ 이후 ‘판도라’까지 참여했다. 이후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여주인공으로 캐스팅됐지만 최종 불발됐다. 속상했지만 ‘판도라’가 개봉하면서 김주현은 향후 충무로를 이끌 여배우로 주목을 받고 있다. 기쁨을 느낄 법도 하지만 김주현은 고개를 저었다. 어느덧 일희일비하지 않는 단단한 내면을 지니게 됐다.

10. 드라마 ‘엽기적인 그녀’ 이야기를 안 꺼낼 수 없을 것 같다. 캐스팅이 확정됐다가 불발이 됐다. 당시 많이 속상했을 것 같은데.
김주현 : 조심스럽다. 아직 작품이 오픈된 것이 아니다. 때문에 내가 그때 상황을 언급해서 촬영에 피해가 갈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속상한 것은 속상한 거다. 정말로 작품이 잘 됐으면 좋겠다.

10. 2007년 데뷔했지만, 작품 수가 많지는 않다.
김주현 : 20대 초반에는 조급함이나 치열함이 없었다. 그런데 작품을 못하게 되면서 나의 직업에 대해 돌아봤다. 부족함을 느껴서 도망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오디션을 열심히 보러 다녔다. ‘모던파머’를 찍으면서 연기와 현장이 너무 좋다는 걸 깨달았다. 연기를 잘 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그 뒤에 ‘판도라’를 찍게 됐다. 연기가 힘들고 어려운데 포기하지 않게 되는 것도 좋았고, 이걸 못했을 때 절망감과 괴로움을 느끼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괴로운 건 감사한 일이다.

10. 연기자가 되기로 마음먹었을 때는 각오가 남달랐을 것 같은데. 왜 치열하지 못했나.
김주현 : 고등학교 때 연극반 동아리를 했는데 연기가 재밌었다. 자연스럽게 입시로 이어졌다. 어렸을 때부터 꿈도 아니었고 끼가 많았던 것도 아니었다. ‘기담’을 찍고 나서 보니 연기자 친구들이 신기했다. 다른 세상 속에 사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난 준비되지 않았는데 그들은 준비된 사람들 같았다. 한 신을 찍어도 정말 힘들어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당시 나에게도 욕심이 있었다면 열정으로 끌고 갔을 텐데 그렇지 못했다. 연기가 부족한 아이가 그런 준비까지 되지 않다보니까 아무래도 공백기가 길어졌다.

영화 ‘판도라’ 에서 열연한 배우 김주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판도라’ 에서 열연한 배우 김주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판도라’를 통해 충무로를 이끌 차세대 여배우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김주현 : 잘 모르겠다. 사실 많이 놀랐다. 그렇게 좋게 봐줄지 몰랐다. 연기를 하면서 부족함 때문에 힘들었고 혼났던 적도 있었다. 그리고 영화 촬영이 끝나고 공백기도 있었다. 그런데 개봉을 한 뒤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셨다. 가슴이 먹먹했고 이상했다.

10. 기분이 복잡했던 것 같다.
김주현 : 개봉이 빨랐다면 기쁨에 머물렀을 수도 있는데, 사실 안 좋은 일도 있었다. 큰일이나 작은 일, 좋은 일이나 나쁜 일에 좌지우지 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관심 가져주는 게 감사하지만 거기에 마음을 움직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다. 열심히 해서 다음 작품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10. ‘엽기적인 그녀’ 불발, ‘판도라’ 개봉 등의 과정을 통해 달라진 연기관이 있다면?
김주현 : 과거에는 어떤 작품을 하고 배우로서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느냐가 초점이었다면 지금은 아니다. 당연히 연기에 대한 열정은 그대로지만 마음으로 표현하는 일에 큰 의미를 두게 됐다. 영화를 보고 울었다는 분들을 보면서 내가 누군가에게 공감을 줄 수도 있다고 느꼈다. 나 또한 힘든 일, 기쁜 일이 있을 때 작품 속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을 통해 에너지를 받는 부분이 있다. 그렇게 좋은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 ‘판도라’ 에서 열연한 배우 김주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판도라’ 에서 열연한 배우 김주현이 8일 오후 서울 중구 청파로 한경텐아시아 루이비스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10. 김주현이 생각하는 자신의 매력은?
김주현 : 매력인지는 모르겠지만 제작진들과 미팅을 하면 옛날 사람 같은 색깔이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고전적인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10.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
김주현 : ‘판도라’ 현장에서 배운 게 많다. 책임감도 컸고, 함께 하는 작업의 소중함을 느꼈다. 잊지 않고 다 기억하고 있다. 다음 현장에 갔을 때는 배운 걸 실천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10. 차기작 계획은?
김주현 : 지금은 ‘판도라’ 홍보에 충실하고 있다. 시나리오를 여러 개 읽어보고 있다. 아직 픽스된 것은 없는데 마음에 드는 작품이 있다. 내년에는 작품을 꾸준히 했으면 좋겠다. 정말 열심히 할 예정이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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