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부품 관련주의 실적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다른 IT 하드웨어 부품주들과는 대조적으로 소프트웨어산업은 상대적으로 꾸준한 매출과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소프트웨어산업 고도화와 정부 및 민간기업의 수출 증대 노력 등에 따라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는 평이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은 ‘소프트웨어’

[Cover Story] 국내 소프트웨어 수출 연평균 34% 증가…4차 산업혁명으로 시장 커져
과거 ‘3차 산업혁명’에서는 디지털산업이 IT 분야의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웨어산업의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4차 산업혁명은 소프트웨어를 통한 공장과 제품의 ‘지능화’로 정의할 수 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이 가상시스템을 통해 사물을 자동 제어할 수 있게 됨으로써 산업 변화를 이끌어낸다. 앞으로는 소프트웨어와 결합한 하드웨어만이 생존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전자산업의 쌀이라고 불리는 반도체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3515억달러(약 412조원)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소프트웨어시장은 1조1240억달러(약 1314조원)에 달했다. 반도체시장은 소프트웨어시장의 31.3% 수준에 그쳤으며, 평판TV·LCD패널 등의 시장 규모는 글로벌 소프트웨어시장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도 소프트웨어산업은 성숙기가 아니라 여전히 성장기에 있다. 해마다 투자 비중이 늘어나는 것으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벤처캐피털의 소프트웨어산업 투자 현황을 보면 2010년 전체 투자금액의 29.9%만이 소프트웨어산업에 투자된 반면 2015년에는 46.2%가 소프트웨어산업에 투자됐다. 소프트웨어산업은 성장을 멈춘 게 아니라 여전히 고성장이 가능해 글로벌 소프트웨어시장 및 국내 소프트웨어시장의 성장도 지속될 것이라 판단한다.

국내 소프트웨어 고속 성장 비결 ‘수출’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소프트웨어시장 규모는 113억달러(약 13조원)로 글로벌 16위에 불과하다. 점유율로는 소프트웨어시장에서 1%대에 그칠 정도로 매우 낮은 수준이다. IT 강국의 위상에 걸맞지 않은 결과다. 하지만 정부가 국내 소프트웨어산업 도약을 위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민간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국내 소프트웨어시장도 국내 IT산업과 같은 의미 있는 성과를 나타낼 것이라 판단한다.

특히 국내 소프트웨어산업은 국내 생산 증가보다 수출 증가가 빠르다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패키지 소프트웨어와 IT서비스를 합한 전체 소프트웨어 생산은 연평균 7.2% 증가했지만, 국내 소프트웨어 수출은 같은 기간 연평균 34.4% 증가해 고성장을 이뤄왔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내수시장뿐만 아니라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소프트웨어는 제조, 금융, 서비스 등 모든 산업에 연계돼 있다. 이들 산업은 소프트웨어 도입을 통해 서비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와 자동차의 접목을 통해 자율주행자동차 시장이 열렸고, 금융과의 접목을 통해 O2O 및 핀테크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통신과의 접목으로 클라우드와 사물인터넷(IoT) 서비스 시현이 이뤄지는 등 관련 산업 활성화 및 보급에 따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시장은 패키지 소프트웨어, IT 서비스 등으로 구분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클라우드시장, IoT시장, 빅데이터, 지능형 소프트웨어 등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새로운 소프트웨어산업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산업 간 융합,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하드웨어가 경쟁력을 갖는 4차 산업혁명에서는 기존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신(新)소프트웨어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

신소프트웨어산업은 기존 소프트웨어산업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소프트웨어산업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선 <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jongsun.park@eugenef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