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진 기자]
배우 장현성/사진제공=봉봉미엘
배우 장현성/사진제공=봉봉미엘
너무 작은 영화라 개봉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도 불투명했던 영화 ‘커튼콜'(감독 류훈)은 우여곡절 끝에 8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장현성은 직접 소속사의 투자를 받아냈으며, 영화가 개봉을 확정 짓기까지 남다른 배우로서 할 수 있는 것 이상의 노력을 했다. 단순히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로 끝내는 것이 아닌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끝까지 책임지는 장현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10. ‘커튼콜’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한 번에 출연을 결정했나?
장현성: 시나리오를 3년 전에 받았다. 처음 읽었을 때는 아이디어는 굉장히 놀라운데, 현실적으로 영화화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그러다가 정중히 거절했는데 1년 반 후에 다시 시나리오가 왔다. 다시 봤더니 굉장히 완성도 있게, 현실 가능하게 바뀌어 있었다. 그래서 감독님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출연을 최종 결심했다.

10. 요즘 작은 영화가 점점 줄어드는 추세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장현성: 안타깝다. 이제는 예술로 영화하는 사람이 많지 않아졌다. 이제는 영화 산업이라 말한다. 예전 한국영화 르네상스 시절에는 영화의 장르도 다양하고,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이런 영화에 10만, 20만 관객이 들기도 했다. 지금으로 치면 100만, 200만 정도 되는 수치다. 그런데 요즘은 영화 산업은 커지고 있지만 실제로 관객들이 다양한 영화를 접할 기회는 줄어들고 있다.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 물론 큰 영화들도 필요하지만 그런 영화들로만은 문화 관광성을 이야기하기 어렵다.

10. YG에 투자를 부탁했다고?
장현성: 우리 영화의 유일한 단점이 영화사에 돈이 없는 거다. 영화를 만들어놓고 보니, 너무 괜찮게 나왔는데 관객들에게 소개할 기회가 없더라. 대형 배급사들은 본인들이 제작한 영화를 홍보하기 바쁘고, 상영관도 내줄 수 없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YG 측에 이런 작품이 있는데, 보고 투자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랬더니 영화를 보시고 투자를 결정해주셨다. 굉장히 고맙고, 덕분에 이런 자리도(인터뷰) 마련된 것 같다.

10. 영화에서 연극이라는 장르를 볼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신선했다. 연극과 영화를 둘 다 해본 입장에서 두 장르의 장점이 잘 나타난 것 같나?
장현성: 잘 나타난 것 같다. 사실 연극 무대 언어를 영상화한다는 건 쉽지 않다. 영상 연출자가 무대를 완벽하게 이해해야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런 점에서 영화를 찍기 전부터 회의하고 준비를 많이 했다. 배우, 감독, 촬영감독, 스태프들의 호흡이 굉장히 중요했기 때문에 충분히 연습하고 들어갔고, 그런 점이 완성도에 도움이 많이 됐다.

10. 류훈 감독과는 처음 호흡을 맞췄는데 어땠나?
장현성: 정말 재능있는 감독이다. 노력과 운과 재능 세 가지 중 두가지만 도와주면 성공한다고 하는데, 류훈 감독이 운이 맞았던 감독은 아니지만 노력과 재능은 충분하다.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이 있고, 그 이야기를 영상화 하는데 준비와 각오가 남다르다. 굉장히 좋은 동지 한 명 만난 기분이다.

영화 ‘커튼콜’ 스틸컷/사진제공=커튼콜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영화 ‘커튼콜’ 스틸컷/사진제공=커튼콜문화산업전문유한회사
10. 언론시사회 자리에서 “에로 극단 감독 역이 내 인생과 비슷하다”고 말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장현성: 연극과를 나오고 군대를 다녀와서 학교 마친 상태에서 사회에 내던져진 청춘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지 않았다. 회사에 취직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든 살아 남아야 했다. 미래에 대한 공포와 불안감이 컸고, 밥벌이에 대한 고단함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가진 꿈과 열정 때문에 힘든 줄도 모르면서 살았던 시기가 생각났다.

10. 대사 중에 “막을 올렸으면 끝까지 간다”는 대사가 인상적이었다. 연극배우들의 사명같이 느껴졌는데.
장현성: 공연이 올라가면 어떻게든 끝나야 한다. 중단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 어떤 경우라도 막이 올라갔으면 배우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

10. 영화 ‘커튼콜’만의 장점은 뭘까?
장현성: 굉장히 새로운 영화. 일반적으로 관객들이 익숙해져 있는 형태의 영화가 아니다. 웃음도 그렇고 영화의 형식도 그렇고, 굉장히 새롭다. 천만 영화가 몇 번씩 나오는 시대이지만 그런 영화가 가진 패턴 때문에 관객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있을 수 있는데, 우리 영화는 생각지도 못한 형식이다. 무엇보다 굉장히 유쾌한 영화고, 관객들은 정말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을 거다.

10. 영화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던지고 싶나?
장현성: 메시지라고 하기는 거창하지만, 여러 가지로 시절도 하수상하고, 이런 시국이 아니더라도 살아가는 인생들이 고단하다. 그런 점에서 우리 영화가 사람들을 격려하고 쓰다듬어주는 작지만 정성스러운 손길이 됐으면 좋겠다.

이은진 기자 dms3573@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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