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배 인천산업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4735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 인천산업유통센터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황현배 인천산업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이 4735개 점포가 입점해 있는 인천산업유통센터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민하 기자
인천산업유통사업협동조합이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아시아 최대 수준인 연면적 23만902㎡ 규모의 인천산업유통센터 현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화 5개년 계획을 통해 실내등과 점포 간판을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꾸는 등 노후 설비를 교체했다. 단지 내 주차장 확장공사, 화장실 등 편의시설 개선작업도 마쳤다.

황현배 인천산업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동구위생공사 대표)은 “인천산업유통센터는 규모나 입지 조건 면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국내 소비자뿐 아니라 해외 바이어도 찾아오는 아시아 최고 산업유통단지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없는 게 없는 아시아 공구 만물상”

인천산업유통센터는 공구·철재상가·창고시설 등 52개 동으로 구성돼 있다. 입점 점포 수만 4735개다. 공구, 배관자재, 기계부품가공, 계측·시험기기, 가스설비 등 용도에 따라 나뉜다. 상가 공실률은 0.1% 안팎에 불과하다. 단지 내 상주 인원은 1만8000명에 달한다. 연 매출 규모는 1조6000억원 수준이다.

황 이사장은 “설비를 주문 제작하는 중소업체나 공구를 찾는 일반 소비자, 중국 바이어 등 하루 2만5000여명이 방문한다”며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부분 기자재가 갖춰져 있어 용구 및 원자재를 한곳에서 살 수 있는 게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완제품을 제작할 때 필요한 철재부터 윤활유나 각종 공구까지 한 번에 구매가 가능해 소요 비용과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바이어와의 거래 확대를 위해 전문 통역 인력도 구했다. 입주업체를 위해 수출 서류 작업도 지원한다.

◆중소상인 경쟁력 강화 지원

황 이사장은 유통센터 내 중소상인들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상인들의 불친절과 전문성 부족 등으로 한 번 발길을 끊은 소비자들을 다시 오게 하려면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준공된 지 20여년 가까이 되는 인천유통센터는 한때 시설 노후화와 편의시설 부족 등으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개인 사업체부터 브랜드 대리점 등 입주업체들의 이해도 서로 달랐다.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황 이사장은 “다른 점포가 경쟁 상대가 아니라 유통센터를 찾는 소비자 전체를 늘리기 위한 동업자라는 공감대 형성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입주업체들을 대상으로 정기 무료 법률상담과 경영 교육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황 이사장은 “입주업체 교육 프로그램인 ‘상인대학’에서는 체계적인 경영을 위한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개발·관리, 디자인 경영 방식 등을 교육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2003년부터 13년째 조합을 이끌고 있는 황 이사장은 적극적으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대형 업체들이 운영하는 복합쇼핑몰과 경쟁하기 위해서다. 입주업체 직원과 소비자들이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설치 등의 다양한 서비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황 이사장은 “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은 기본이고 한발 더 나아가 소비자들이 다시 찾아오고 싶은 상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인천=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