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석 LG이노텍 선행부품연구소장이 의류 원단처럼 둥글게 말 수 있는 섬유형 플렉시블 압력 센서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강민석 LG이노텍 선행부품연구소장이 의류 원단처럼 둥글게 말 수 있는 섬유형 플렉시블 압력 센서의 장점을 설명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강민석 LG이노텍 선행부품연구소장(전무)이 2016년 다산기술상 대상을 수상했다. 세계 최초로 개발한 섬유형 플렉시블 압력센서와 세계 최고 성능을 지닌 단파장자외선(UVC) LED(발광다이오드) 패키지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섬유형 플렉시블 압력센서는 11조원으로 추정되는 세계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UVC LED는 8000억원 규모의 UV조명 시장을 선도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 6월 내놓은 섬유형 플렉시블 압력센서는 의류 원단처럼 둥글게 말 수 있어 의류 등에 장착해도 이물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힘이 가해지는 모든 부위의 압력을 측정할 수 있어 특정 부분만 재는 기존 압력센서와 다르다. 내구성도 뛰어나 영하 40도에서 영상 80도에 이르는 극한 조건에서 240시간 이상 정상 작동한다. 몸무게 70㎏의 성인 남성이 센서 위에 10만번 앉아도 정확하게 측정한다. 이 같은 특성을 살려 스포츠 의류, 자동차 시트, 원격 진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UVC LED 패키지는 기존 제품 대비 품질은 높이고 제작 단가는 낮춰 시장성을 끌어올렸다. UVC는 소독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데 특정 파장의 빛을 내는 LED패키지는 이 같은 UVC를 비추는 데 효과가 있다. 제조업체로서도 LED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UVC LED에 관심이 높았다. 강 소장은 UVC LED의 생산단가는 낮추면서 수명시간은 늘려 광범위한 시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 소장은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사·석사 학위를 받은 뒤 영국 런던대에서 컴퓨터과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0년 LG전자 중앙연구소에 입사해 27년간 시장 선도 상품 개발에 힘썼다. 2009년 LG전자 정보기술연구소장, 2011년 (주)LG 기술기획팀장을 거쳐 지난해 말부터 LG이노텍에서 선행부품연구소장으로 일하고 있다. TV와 상업용 디스플레이, 로봇 청소기 등을 개발했다.

LG이노텍 선행부품연구소는 세계 시장을 선도할 소재 및 부품 분야 선행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웨어러블과 환경·에너지, 로봇 등 미래 유망 영역의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강 소장은 기술력의 원천인 소재 및 소자 분야에 관심이 많다. 기술 탐색 단계부터 개발이 완료되는 시점까지 소비자 관점에서 성능 및 판매 단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이 소비자에게 얼마나 이득을 줄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기술 개발의 목표는 단순한 개발 완료가 아니라 상용화”라며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안전하며 즐거운 경험을 제공할 소재와 부품 개발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